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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한화 이글스의 토종 에이스 장민재(29)의 트레이드 마크는 1980년대 스타일의 잠자리 안경이다.
이날 장민재는 데뷔 후 개인 최다 탈삼진(9개)을 기록했다. 이 중 주무기인 포크볼로 6개의 삼진을 만들어냈다. 집게손가락과 중지의 폭을 조절하면서 던지는 포크볼이 직구처럼 날아가다 홈 베이스 앞에서 살짝 떨어지거나 뚝 떨어진다. 특히 이날 포크볼 최고구속은 126km. 직구와의 구속차가 10km 이상 나기 때문에 타자들의 방망이를 헛돌리기게 만드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장민재는 직구를 포함해 커브, 슬라이더, 포크볼 등 4가지 구종을 던졌지만 사실상 투 피치에 가까웠다. 직구(52개)와 주무기인 포크볼(39개)이 주를 이뤘다. 커브와 슬라이더는 각각 3개와 7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직구도 안쪽과 바깥쪽, 포크볼도 다양한 낙폭으로 타자들을 헷갈리게 만들었다.
장민재는 빠른 공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무조건 많은 전략을 짜서 마운드에 서야 한다. 이날은 그 전략 중 한 가지가 제대로 통했다. 역발상이었다. 자신의 주무기인 포크볼을 KIA 타자들이 초반부터 공략할 것이라고 판단, 경기 초반에는 포크볼 구사를 자제했다. 5회 최다인 9개의 포크볼을 던졌고 1회부터 3회까지 4~5개를 유지하다 4회에는 1개밖에 던지지 않았다. 장민재는 "포크볼에 대한 전력분석이 됐을 것이란 생각에 초반에는 포크볼을 자제하고 경기중반부터 포크볼을 던졌다"고 설명했다. 장민재는 포크볼보다 직구 구사율을 높여 상대 타선을 4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장민재의 또 다른 강점은 카운트 싸움이었다. 장민재는 무조건 투 스트라이크를 잡아놓고 유리하게 볼 카운트 싸움을 펼쳤다. 스트라이크 비율도 66.7%로 리그 6위를 마크하고 있다. 자신이 극복할 수 없는 구속의 아쉬움을 두뇌피칭으로 만회하면서 2010년 데뷔 후 첫 개인 최다이닝(8이닝)을 소화했다.
장민재의 욕심은 아직 다 채워지지 않았다. 그는 "다음 경기에서는 9이닝까지도 던져보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느림의 미학'은 그렇게 자신의 인생목표를 수정하고 있었다. 대전=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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