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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약 조절, 투수의 기본이다.
백전노장 윤성환(38)이 이 두가지 강약 조절의 정석을 보여줬다.
1일 광주 KIA전에 선발 등판한 윤성환은 5이닝 동안 9피안타와 볼넷 2개를 내줬지만 2실점으로 막고 대망의 시즌 첫 승이자 통산 128승째를 달성했다.
전날 대승을 거둔 KIA 타선의 초반 기세는 등등했다. 비록 1회초 삼성 강민호의 3점 홈런으로 리드를 빼앗겼지만 KIA타선은 숨이 죽지 않았다. 1회부터 윤성환을 거세게 밀어붙였다. 1사 후 연속 3안타로 득점을 한 뒤 추가 득점을 노렸다.
KIA 타선이 심상치 않다는 사실을 간파한 윤성환은 섣불리 덤비지 않았다. 신중한 투구로 어르고 달래가며 교묘하게 예봉을 피해갔다. 그러다보니 어쩔 수 없이 볼 개수가 늘었다. 1회에만 무려 38개, 2회 23개. 단 2이닝 동안에만 무려 61개의 공을 던졌다.
지난 4월7일 1군 등록 후 단 1경기도 빼지 않고 매 경기 5이닝 이상 소화했던 윤성환. 이날도 과연 5회 이상을 채울 수 있을까 의문이 드는 순간. 그는 빠르게 투구패턴을 바꿨다.
점수 차가 더 벌어지자 KIA 타선의 숨이 살짝 죽었다. 그 순간을 간파한 윤성환은 공격적 승부로 패턴을 바꿨다. 3회 16개, 4회를 8개 만에 마치면서 4회까지 총 투구수를 85개로 조절했다. 결국 5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윤성환은 102개로 5이닝을 채우고 승리투수 자격을 얻었다.
타자와의 완급 조절 뿐 아니라 상황에 따른 경기 완급 조절의 진수를 보여준 쾌투. 5연패를 끊어낸 베테랑의 책임감이자 선발 투수의 교본 같은 모습이었다.
윤성환은 경기 후 "시즌 첫 승이고 통산 128번째 승리이다. 승리를 거두는 것은 언제나 기쁘다"며 승리의 기쁨을 표시했다. 이어 "오늘은 팀의 연패를 끊어 가장 기쁘다"며 고참의 책임감을 이야기 했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 133㎞. 예전에 쓰던 큰 칼은 더 이상 없지만 작은 칼들을 크게 쓰면서 전투에서 이기는 법을 온 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윤성환의 강약 조절론, 젊은 투수들이 반드시 배워야 할 선발 투수의 필수 과목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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