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첫승' 윤성환이 보여준 강약조절의 진수=투구완급+경기완급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9-05-02 07:30


1일 KIA전에서 시즌 첫승을 신고한 삼성 선발투수 윤성환. 사진제공=삼성라이온즈

강약 조절, 투수의 기본이다.

하지만 마운드에 선 투수가 이 기본을 실천하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

투수에게 강약 조절은 두가지 의미다. 타자와 타이밍 싸움을 하는 강약 조절이 하나, 경기 전체의 템포를 조절하는 강약 조절이 둘이다.

백전노장 윤성환(38)이 이 두가지 강약 조절의 정석을 보여줬다.

1일 광주 KIA전에 선발 등판한 윤성환은 5이닝 동안 9피안타와 볼넷 2개를 내줬지만 2실점으로 막고 대망의 시즌 첫 승이자 통산 128승째를 달성했다.

이날 첫 승을 할거라 예상하기 힘들었다. 초반 투구수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전날 대승을 거둔 KIA 타선의 초반 기세는 등등했다. 비록 1회초 삼성 강민호의 3점 홈런으로 리드를 빼앗겼지만 KIA타선은 숨이 죽지 않았다. 1회부터 윤성환을 거세게 밀어붙였다. 1사 후 연속 3안타로 득점을 한 뒤 추가 득점을 노렸다.

KIA 타선이 심상치 않다는 사실을 간파한 윤성환은 섣불리 덤비지 않았다. 신중한 투구로 어르고 달래가며 교묘하게 예봉을 피해갔다. 그러다보니 어쩔 수 없이 볼 개수가 늘었다. 1회에만 무려 38개, 2회 23개. 단 2이닝 동안에만 무려 61개의 공을 던졌다.


지난 4월7일 1군 등록 후 단 1경기도 빼지 않고 매 경기 5이닝 이상 소화했던 윤성환. 이날도 과연 5회 이상을 채울 수 있을까 의문이 드는 순간. 그는 빠르게 투구패턴을 바꿨다.

점수 차가 더 벌어지자 KIA 타선의 숨이 살짝 죽었다. 그 순간을 간파한 윤성환은 공격적 승부로 패턴을 바꿨다. 3회 16개, 4회를 8개 만에 마치면서 4회까지 총 투구수를 85개로 조절했다. 결국 5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윤성환은 102개로 5이닝을 채우고 승리투수 자격을 얻었다.

타자와의 완급 조절 뿐 아니라 상황에 따른 경기 완급 조절의 진수를 보여준 쾌투. 5연패를 끊어낸 베테랑의 책임감이자 선발 투수의 교본 같은 모습이었다.

윤성환은 경기 후 "시즌 첫 승이고 통산 128번째 승리이다. 승리를 거두는 것은 언제나 기쁘다"며 승리의 기쁨을 표시했다. 이어 "오늘은 팀의 연패를 끊어 가장 기쁘다"며 고참의 책임감을 이야기 했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 133㎞. 예전에 쓰던 큰 칼은 더 이상 없지만 작은 칼들을 크게 쓰면서 전투에서 이기는 법을 온 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윤성환의 강약 조절론, 젊은 투수들이 반드시 배워야 할 선발 투수의 필수 과목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사주로 알아보는 내 운명의 상대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