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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비하인드] 김용의와 최일언 코치가 나눈 밀담, 들어보니...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9-05-01 02:23 | 최종수정 2019-05-01 07:33


LG 김용의.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어느 팀에든 소금 같은 선수가 있다. 화려하지 않지만 팀에 없어서는 안될 선수.

LG 내야수 김용의(34)가 바로 그런 선수다. 30일 잠실 KT전에 그의 숨은 진가가 빛났다.

8-3으로 앞선 5회말, 김용의는 박용택의 대주자로 경기에 투입됐다. 잠시 후, 상황이 급박해졌다. 6,7회 5실점 하며 8-8 동점을 허용했다. 8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김용의는 결대로 밀어 좌익선상 2루타를 날렸다. 1사후 3루를 밟았으나 후속타 불발로 아쉽게 득점하지 못했다. 결승주자가 될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10회초 오태곤에게 홈런을 맞아 8-9로 역전을 허용한 10회말. 이대로 대역전패 하면 연승 흐름이 나쁜 쪽으로 바뀔 수도 있는 상황. 1사 후 김용의가 타석에 섰다. 아웃카운트 단 2개만 남긴 상황. 김용의 마저 범타로 물러나면 희망은 없어보였다. 그는 차분한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 출루했다. 이천웅이 친 타구가 2루수 글러브를 튕겨 살짝 흐르는 내야안타가 됐다. 뒤를 보며 타구를 확인한 김용의는 3루로 전력질주한 끝에 슬라이딩 세이프 됐다. 판단하기 애매했던 내야 타구, 1사임을 감안하면 3루 진루는 천금 같은 주루플레이였다. 결국 정주현의 좌전 안타 때 김용의는 홈을 밟아 승부를 9-9 원점으로 돌렸다.

11회말 LG 공격, 2사 2,3루 끝내기 찬스가 김용의에게 왔다. 김용의는 제구가 흔들리는 전유수의 공을 잘 골라 만루를 만들며 이날 타격감이 좋은 톱타자 이천웅에게 끝낼 기회를 넘겼다. 결국 이천웅의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이 나왔다. 천신만고 끝 승리. 4월의 마지막 날을 6연승으로 마감할 수 있었던 소중한 징검다리 활약이었다.

언제나 주어진 환경에서 열심히 뛰고 수비하는 선수. 그는 체질상 안찌는 살을 찌우기 위해서 "그동안 인분 빼고 다 먹어봤다"고 푸념할 정도로 야구 잘 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 기울이는 선수다. 그런 김용의를 마음 깊이 응원하는 지도자가 있다. LG 최일언 투수코치다. 지난달 27일 대구 삼성전 도중 카메라에는 덕아웃에서 빈스윙을 하는 김용의와 최일언 코치가 한참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포착됐다. 김용의가 묻고 최 코치가 무언가를 조언하는 듯한 장면. 타석에서 선 김용의를 뚫어져라 보며 응원하던 최 코치는 범타로 물러나자 아쉬운 시선을 감추지 못했다.

투수코치와 고참 타자 간에 오간 대화. 내용이 궁금했다. 다음날 김용의를 직접 만나 물었다.

"하하, 그거요. 그냥 농담한거에요. 코치님께서 저한테 '타격할 때 단전에 힘을 줘라..단전에 힘을' 이러시더라고요. 어쨌든 김용의는 최 코치의 조언 후 멀티 히트를 날렸다. 이후 단전에 힘을 꽉 주고 매경기 안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김용의와 최 코치는 '이야기가 잘 통하는' 사이다. 필드가 달라 오히려 더 스스럼 없이 편안한 농담을 주고 받을 수 있는지도 모른다.

"코치님과 올해 처음인데요. 예전에 NC에 계실 때도 잠실 오시면 농담을 많이 해주셨던 것 같아요. 저는 수비라라도 열심히 해서 투수들에게, 그리고 코치님께 도움이 되도록 애쓰고 있어요. 가끔 '코치님, 저 없으면 1루 힘드실걸요'라고 농담할 때도 있어요.(웃음)"

팀이 필요로 할 때마다 자신을 낮춰 팀을 위해 한걸음 더 달리는 베테랑 선수. 높은 곳을 향해 질주하고 있는 LG에 그는 없어서는 안될 소금 같은 존재다.


LG 최일언 투수코치.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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