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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불명예 '실책 1위' 이학주, 김한수 감독 결단 내릴까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9-05-01 09:02



삼성 라이온즈의 '중고신인' 이학주(29)는 충암고 시절 김상수(삼성) 안치홍(KIA) 허경민(두산)과 함께 고교 4대 유격수로 평가받았다. 수비 실력이 일품이었다. 타격, 베이스러닝, 수비, 강한 어깨를 갖췄다는 의미에서 '4툴 플레이어'로 각광받았다. 고교 졸업 후 미국 시카고 컵스에 입단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기도 했다.

삼성도 이학주의 수비력에 기대를 걸고 드래프트 2차 1라운드로 뽑았다. 현역 시절 '수비의 달인'으로 불렸던 박진만 삼성 코치도 엄지를 세웠을 정도. 박 코치는 "키가 커서 자세가 높다고 봤는데 동작에 군더더기가 없더라. 공을 잡자마자 송구하는 동작도 자연스럽다. 무엇보다 몸이 굉장히 유연하다. 10년간 미국에서 뛰면서 확실히 보고 배운 게 있는 것 같더라"고 설명했다.

김한수 삼성 감독은 김상수가 맡고있던 유격수 포지션을 '동갑내기' 이학주에게 내줄 정도로 높은 신뢰를 보였다.

하지만 김 감독의 믿음에 금이 가고 있다. 이학주가 줄곧 '명품 수비'를 펼치다가도 한 번씩 범하는 실책이 화를 부르고 있다. 30일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가 그러했다. 0-3으로 뒤진 4회 말이었다. 2사 1, 2루 상황에서 선발 백정현이 김선빈을 평범한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다. 한데 이학주가 결정적인 실책을 하고 말았다. 포구까진 정상적으로 이뤄졌지만 글러브에서 공을 빼는 과정에서 공을 놓치는 실책을 범하고 말았다. 결국 이닝 종료가 아닌 후속 안치홍에게 그랜드슬램을 얻어맞는 실책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불명예스러운 시즌 실책 1위(9개)를 기록한 이학주는 곧바로 5회 말 수비 때 김성현으로 교체됐다. 팀이 연패에 빠져있고 야수들은 분명 투수에게 도움을 줘야 했다. 특히 0-3으로 뒤지고 있었기 때문에 추격을 위해선 수비수들의 도움이 절실했다. 그러나 이학주의 실책은 결과적으로 승부처를 버텨내지 못한 아킬레스건이 됐다.

더 뼈아픈 건 비슷한 실책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가장 중요한 순간에 말이다. 이학주는 지난달 19일 한화전에서도 끝내기 실책으로 패배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당시 3-3으로 팽팽히 맞선 11회말 2사 주자 만루 상황에서 송광민의 타구를 백핸드로 잡지 않고 던지려다 포구 실패로 끝내기 실책을 범했다.

이학주는 이번 시즌 뚜껑을 열자마자 실책을 무더기로 쏟아냈다. 3월 24일 NC 다이노스전에선 평범한 타구가 포구 실패로 연결되면서 홀로 두 개의 실책을 했다. 3월 26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도 이대호의 강승타구를 제대로 잡지 못해 실책이 추가됐다.


이학주가 범한 9차례 실책의 공통점은 '급하다'는 것이다. 마음이 급하다 보니 포구 이후 송구를 위해 글러브에서 공을 집어 올리는 과정이 매끄럽게 전개되지 않는 모습이다. 일각에선 수비시 '겉멋'을 빼야 한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김 감독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를 수밖에 없다. 삼성은 5연패에 빠졌다. 그 동안 유격수 수비를 잘해오던 김상수에게 미안함을 전하면서까지 이학주에게 유격수 수비를 맡겼지만 중요 순간마다 나오는 실책이 계속될 경우 김 감독도 감당하기 힘들어진다. 팀에 미치는 악영향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이학주가 2루수도 볼 수 있는 만큼 김상수를 유격수로 복귀시키는 방안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광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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