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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다저스 류현진(32)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밝았다. 시즌 3승째. 동갑내기 친구 강정호 앞에서 펼친 호투였다.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강정호와 펼친 첫 번째 맞대결에서 호투한 데에 대해서도 "내가 이긴 승부는 아니었다고 본다"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가장 관심을 끈 장면은 빅리그에서 처음으로 성사된 류현진과 강정호의 맞대결이었다. 류현진은 자신을 상대로 세 차례 타선에 들어선 강정호에게 3타수1안타, 1탈삼진을 기록했다. 강정호는 류현진을 상대로 2회초 헛스윙 삼진, 4회초 3루 땅볼로 물러났으나 6회초 풀카운트 상황에서 좌익수 앞 안타를 무승부를 기록했다.
올 시즌 3승째를 챙긴 류현진은 미소 속에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동갑내기 친구 강정호와의 맞대결을 하게 돼 더 동기부여가 됐느냐는 질문에 웃으며 "확실히 그런 게 많긴 했다"고 대답했다. 6회 강정호에게 안타를 내준 상황에 대해서는 "카운트가 다 찼기 때문에 스트라이크를 던졌는데, (강)정호는 워낙 잘 치는 타자다. 홈런을 안 맞은 게 다행"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다음은 류현진과의 일문일답.
-5년 만에 10삼진을 기록했는데.
제구가 잘 됐고 승부구를 던진 것이 많은 헛스윙으로 이어졌다. 제구가 잘 돼서 삼진이 많았던 것 같다. 또 그러다 보니 자신감 있게 던질 수 있었다.
-8안타를 맞고도 실점을 최소화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릭 허니컷 투수코치님의 분석이 도움이 많이 된다. 그래서 오늘도 좋은 결과가 있었다. 노아웃에 안타를 맞은 상황이 한 번 있기는 했지만, 그 외에는 위기 상황을 관리하는 데 큰 문제는 없었다.
-오늘도 볼넷이 없었다. 제구가 꾸준히 잘 되고 있는데.
어릴 때 받은 영향이다. 늘 말해왔듯이 초등학교 시절부터 볼넷을 줄 바에야 홈런을 맞는 게 낫다고 배웠다. 어찌 됐든 매 경기 홈런을 맞고 있는 건 안 좋은 부분이지만, 볼넷은 공짜로 출루를 허용하는 거다. 볼넷이 많을수록 경기가 안 좋은 흐름으로 가기 때문에 제구에는 늘 특별히 신경을 쓰는 게 사실이다.
-팀동료 코디 벨린저의 최근 타격감이 워낙 좋다. 그를 상대 타자로 만나더라도 볼넷보다는 정면승부를 할 것인가.
지금이라면 피해가는 게 맞는 거 같다(웃음). 방금 말한 것과는 반대가 되긴 하지만, 지금의 벨린저라면 피해가는 게 좋을 것 같다. 지금의 벨린저라면 아빠한테 혼나더라도 볼넷을 줘야한다.
-평소에는 마운드에서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오늘 강정호를 상대할 때는 감정 표현을 하는 모습이 보였는데.
(웃음)제구가 안 된 게 있었다. 그래서 그랬다. 승부는 냉정해야 한다. 원래 친구들한테 안타 맞는 걸 싫어한다. 카운트가 다 찼기 때문에 스트라이크를 던졌는데, 정호는 워낙 잘 치는 타자다. 홈런 안 맞은 게 다행이다.
-추신수, 황재균을 만났을 때도 잘 던졌다. 한국 선수를 상대할 때 동기부여가 더 되는 편인가
그런 게 많긴 하다. 지면 누구나 안 좋지 않나. 그런데 삼진 하나, 안타 하나였다. (강정호가) 오늘 나한테 당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부상만 없으면 거의 매 경기 호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최근 몇 년간 부상이 잦았는데, 그때를 떠올리면 심리적으로도 고통스러울 것 같은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항상 부상을 안 당하려고 준비를 하지만, 선수에게는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준비를 잘하는 방법 밖에 없다. 어깨 수술을 했을 때는 차라리 점수를 많이 주고, 잘 못하더라도 경기에 나가서 그렇게 하는 게 낫지 아파서 부상자 명단에 있는 건 정말 좋지 않다.
LA=한만성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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