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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약속의 땅' 포항에서 자존심을 지켰다. 2연패 뒤 승리로 사상 첫 포항 3연전 스윕패 벼랑 끝에서 탈출했다.
2회말 선두타자 러프의 상대 실책성 안타에 이어 2사 후 최영진의 빗맞은 우익선상 2루타, 김동엽의 볼넷으로 만루가 됐다. 이날 손주인 대신 엔트리에 등록돼 9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6년차 박계범에게 프로통산 첫 타석이 돌아왔다. 초구부터 씩씩하게 배트를 돌리던 박계범은 1B2S에서 6구째 키움 선발 요키시의 145㎞짜리 투심패스트볼을 빗맞혀 우익선상에 떨어뜨렸다. 1루수 우익수 2루수가 모두 따라갔지만 아무도 잡을 수 없는 행운의 적시 2루타가 됐다.
키움은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3회초 감기몸살로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갑자기 구위가 떨어진 삼성 선발 헤일리의 빈틈을 놓치지 않았다. 선두 이지영 김혜성의 연속 볼넷에 이은 2사 2,3루에서 김하성이 헤일리의 초구를 통타, 좌익수 키를 넘기며 2-2 동점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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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는 8회말에 갈리는듯 했다. 선두 타자 강민호가 좌전 안타로 물꼬를 텄다. 벤치에서는 곧바로 김성훈을 대주자로 세웠다. 박한이에게 희생 번트를 시도했으나 실패. 결국 플라이로 1사 1루가 됐다. 최영진 타석에 벤치는 승부수를 띄웠다. 목이 아파 선발 출전하지 못한 구자욱을 대타로 내보냈다. 구자욱은 볼카운트 2B2S에서 윤영삼의 포크볼을 우익선상에 떨어뜨리며 3루타를 완성했다. 발 빠른 김성훈이 간발의 차로 4점째 득점을 올렸다. 하지만 끝이 아니었다. 스윕에 대한 키움의 의지는 끈질길 만큼 강했다. 9회초 선두 김규민의 타구를 3루수가 서두르다 높게 던졌다. 공을 받으려고 점프한 1루수 이원석이 타자주자와 충돌하며 오른쪽 정강이를 다쳐 병원으로 후송됐다. 삼성은 이정후이 병살타성 타구를 1루에서 살려준게 화근이 됐다. 2사 1루에서 4-4 동점을 만드는 김혜성의 동점 적시 3루타가 터졌다.
삼성은 10회말 행운의 안타 2개로 만든 1사 2,3루 끝내기 찬스를 무산시켰다.
결국 기나긴 승부는 11회말에 갈렸다. 선두 타자 박해민이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으로 출루했다. 보내기 번트로 1사 2루. 타석에는 이원석의 부상으로 1루 수비로 들어섰던 이학주. 2-2에서 한현희의 6구째를 통타해 중견수 키를 넘기는 끝내기 안타로 기나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삼성 선발 헤일리는 감기 몸살에도 불구, 에이스의 품격을 지켰다. 6이닝 동안 87개를 던지는 동안 3피안타 3볼넷 5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어지럼증으로 구위가 떨어져 실점한 3회 이후 두차례 위기를 차분하게 병살타를 유도하며 실점 없이 3연속이자 4번째 퀄리티스타트를 완성했다.
이날 프로데뷔 처음으로 타석에 선 6년차 내야수 박계범은 데뷔 첫 타석에서의 적시 2루타를 포함, 3안타 2타점으로 잊을 수 없는 타자 데뷔전을 치렀다. 9회에는 팀의 11번째 안타를 날리며 KBO 통산 팀의 첫 4만3000안타 돌파의 주인공이 됐다. 삼성은 이원석 러프 등의 멀티 히트 등으로 3경기 만에 두자리 수 안타(10안타)를 기록했다.
키움 선발 요키시는 5이닝 동안 7피안타 3볼넷으로 3실점을 기록했다. 8개의 탈삼진으로 지난 5일 KIA전 이후 개인 통산 최다 탈삼진 타이 기록을 세웠다.
포항=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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