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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던대로 하는데, 작년에 많이 졌으니 이겨야지요."
승리가 의지만 가지고 되는 건 아니다. 경기력만 가지고도 이길 수 없다. 운도 작용하는 게 야구다. LG가 12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과의 시즌 첫 대결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건 의지, 경기력, 운이 모두 작용했다고 봐야 한다.
우선 선발 차우찬의 컨디션이 너무 좋았다. 원하는 지점에 떨어지는 변화구 제구력과 위기에서 집중력이 최고조에 오른 모습이었다. 차우찬은 7이닝 동안 7안타와 2볼넷을 내줬지만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두산 타선을 요리했다. 삼진 7개를 잡아낸 시점도 적절했다. 연속 안타를 한 번 밖에 허용하지 않았을 정도로 경기 운영이 탁월했다.
타선도 적시에 안타를 터뜨렸다. 1회말 토미 조셉의 땅볼로 선취점을 올린 LG는 1-0으로 앞선 3회말 안타 4개를 집중시키며 2점을 추가, 분위기를 완전히 끌어왔다. 1사 2,3루서 김현수의 중견수 깊은 희생플라이, 조셉의 좌전적시타가 터졌다.
LG의 이러한 득점 과정에는 '운'도 작용했다. 1회말 1사 1,3루서 조셉이 때린 타구는 유격수 병살타나 다름없었다. 헌데 두산 2루수 오재원이 1루로 던진 공이 뒤로 빠지면서 3루주자 이천웅이 홈을 밟았다. 두산으로선 뼈아픈 실책이었지만, LG에게는 행운이었다. 조셉에게는 공식 기록상 실책에 의한 출구가 아닌, 선행주자 아웃에 의한 출루가 주어졌다. 타점이 인정됐다는 얘기다.
3회 추가 득점 과정에서도 행운이 작용했다. 선두 정주현이 중전안타로 나간 뒤 1번 이천웅이 타석에 들어섰다. 이천웅은 두산 선발 세스 후랭코프의 143㎞ 커터를 힘차게 받아쳐 외야로 플라이를 날렸다. 공은 전력질주로 달려나온 중견수 정수빈의 앞에 떨어지는 안타가 됐다. 소위 '텍사스 히트'였다. LG는 이어 오지환의 착실한 희생번트로 주자 2명을 모두 스코어링 포지션에 갖다 놓았다.
6회초 수비에서는 비디오 판독을 통해서도 아웃이 번복되지 않았다. 차우찬이 선두 박건우에게 좌중간 깊숙한 타구를 허용했다. 박건우가 2루를 돌아 3루에 안착했는데, 아웃이 선언됐다. 3루수 김민성의 글러브가 박건우의 몸에 먼저 닿았다는 판정. 두산 측에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지만 소용없었다. 6회 실점 위기를 넘긴 차우찬은 7회까지 마운드를 끌고 갈 수 있었다.
승리 의지는 불펜투수들도 마찬가지였다. 8회 마운드에 오른 좌완 이우찬은 세 타자를 가볍게 처리하며 홀드를 올렸고, 마무리 정찬헌은 9회 볼넷 1개를 내줬지만 무실점으로 승리를 지켰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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