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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미스터 제로' 하준영, 영리하면서 화끈하다…ERA '0'+삼진 46.7%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9-03-29 06:30


하준영.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28일 한화전에서 구단 MVP를 차지한 하준영이 팬들 앞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시즌 전 기대감이 2019시즌 페넌트레이스 초반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KIA 투수진의 허리를 담당하고 있는 하준영(20)의 폭풍성장에 코칭스태프는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하준영의 성장세는 수치로 나타난다. 평균자책점(ERA) '0'. 정규시즌 3경기 출전, 4⅓이닝 동안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허용한 안타와 볼넷은 각각 1개씩에 불과하다. 시범경기까지 더하면 7경기에서 ERA '0'를 기록 중이다. '미스터 제로'라는 별명이 어울린다.

팀이 3연패를 끊고 시즌 첫 연승을 달성한 지난 28일에는 2이닝 동안 퍼펙트 피칭을 펼쳤다. 삼진 2개를 곁들이며 무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특히 7회 4-2로 앞선 상황에서 고영창이 2실점한 뒤 추가실점을 막아내야 하는 위기 상황에서 투입돼 하주석과 정은원을 각각 삼진과 좌익수 플라이로 유도하고 미션을 성공했다. 8회 터진 해즐베이커의 결승 투런포 덕분에 하준영은 데뷔 후 첫 승리투수가 될 수 있었다. 하준영은 "위기만 넘기자는 생각으로 던졌다. 이후 타자들이 점수를 내주면서 승리투수가 될 수 있었다. 지난해 데뷔 후 첫 승이라 정말 기분 좋다"고 말했다.

투구 스타일은 영리하면서도 화끈하다. 경기 막판 다소 체력이 떨어져 배트 스피드가 느려진 타자들을 상대로 유리한 볼 카운트로 끌고가 '삼진쇼'를 펼친다. 15타자를 상대해 7타자를 삼진으로 돌려 세웠다. 배짱도 남다르다. 클러치 상황을 즐긴다. 28일 한화전에서도 삼진 두 개를 잡아낸 하준영은 "부담은 됐지만 좌타자 상대라 자신 있었다. 특히 강타자를 상대하면 승부근성이 더 생긴다"고 말했다.

1이닝씩밖에 던지지 않는데 무슨 칭찬이냐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중간계투는 언제 투입될 지 모르기 때문에 등판일이 고정된 선발자원보다 컨디션 조절이 어렵다. 특히 연투도 해야 하기 때문에 준비가 철저해야 한다.


겨우내 어떤 변화가 있었던 것일까. 프로 데뷔시즌이었던 지난해 15경기에서 경험을 쌓았고 마무리캠프와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생각의 전환을 가졌다. 강상수 KIA 투수 총괄 코치는 "지난해에는 준영이가 힘으로만 던졌더라. 그래서 밸런스로 공을 던지는 것을 주문했다"고 귀띔했다. 무엇보다 투수 코치들의 조언을 스폰지처럼 흡수한다. 습득능력치가 좋다.

1m82, 79kg의 신체조건을 가진 하준영은 몸무게를 불리는 중이다. 왜소한 피지컬을 체중을 늘려 버텨내야 한다. 강 코치는 "틈만 나면 먹으라고 한다. 밸런스와 몸무게가 조금씩 늘면서 구속도 향상됐다"고 전했다.

선발 욕심은 없을까. 스태미너상 마무리 유형이다. 강 코치는 "(김)윤동이가 갑작스럽게 난조를 보이는 시기가 있으면 준영이가 강력한 마무리 1순위"라고 평가했다. 스스로도 인정했다. "피지컬적으로 아직 부족하다 보니 1~2이닝 전력투구가 낫다."

하준영의 발견은 올 시즌 초반 KIA의 가장 큰 소득이다. 광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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