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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 날아간 프로 선발 데뷔승, KIA 김기훈 "내 공을 던진 것 같아 기분 좋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9-03-28 22:01


김기훈.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아쉽게 승리는 날아갔다. 그러나 프로 선발 데뷔전을 치른 열아홉의 소년은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그야말로 '괴물' 다웠다. KIA 타이거즈 김기훈(19)이 꿈에 그리던 프로 첫 등판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김기훈은 2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5이닝 3안타 1볼넷 6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이날 직구 최고구속은 147km. 커브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섞어 89개의 공을 던졌다. 스트라이크와 볼의 비율은 6대4였다.

승리요건은 스스로 갖췄다. 13년 만에 KIA의 1차 지명 고졸 신인 승리투수가 될 수 있었다. KIA 고졸 신인 투수가 시즌 개막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돼 승리를 따낸 건 2006년 한기주가 마지막이었다. 당시 한화의 고졸 신인이었던 류현진(현 LA 다저스)은 한기주보다 10일 빨리 선발승을 따내기도 했다.

하지만 6회 마운드를 이어받은 고영창이 2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2실점하면서 아쉽게 김기훈의 승리는 날아가버렸다. 그래도 프로 선발 데뷔전에서 승리 문턱까지 갔다는 건 최고의 수확이었다.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을 높인 김기훈은 유리한 볼 카운트에서 타자를 상대했다. 무엇보다 관건이었던 제구도 안정된 모습이었다. 특히 바깥쪽 꽉 차게 들어가는 직구 제구가 좋았다. 직구가 통하자 변화구에도 한화 타자들의 방망이가 헛돌았다.


2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릴 한화-KIA전을 앞두고 선발등판 예정인 김기훈이 최형우의 토스 배팅 훈련을 돕고 있다. 광주=김진회 기자
재미있는 장면도 두 차례 연출됐다. 이날 결전을 앞둔 김기훈은 경기시작 3시간 30분 전 불펜장을 지키지 않고 타격 훈련 도우미를 자처했다. 김기훈은 최형우의 토스 배팅을 도운 뒤 지난 2경기에서 8타점을 생산해낸 포수 김민식과 한승택에게도 공을 토스하며 타격 훈련을 도왔다. 이날 배터리 호흡을 맞춰야 할 김민식은 김기훈에게 "선발인데 왜 나와 있냐. 어서 들어가서 준비하라"고 얘기했지만 김기훈은 "아닙니다"라고 말하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김기훈은 타자들의 토스 배팅을 도운 것에 대해 "고등학교 때도 계속해왔다"며 "여러 선배들에게 잘 부탁드린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최형우의 스리런포와 나지완의 솔로포로 어깨가 더 가벼워진 김기훈에게 모든 것이 기록이었다. 첫 안타 허용은 4회였다. 선두 정근우에게 3루 강습타구를 맞았다. 3루수 최원준이 다이빙 캐치를 시도했지만 잡지 못해 2루타를 허용했다. 후속 김민하 타석 때는 약간의 해프닝도 있었다. 김기훈이 퀵 모션을 취하는 순간 주심이 타임을 받아줬다. 투구 동작을 멈추지 못한 공이 가만히 서 있던 김민하의 엉덩이를 맞춰 다소 멋쩍은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김기훈은 김민하에게 적시 2루타를 허용, 첫 실점을 하고 말았다. 두 번째 실점은 1사 주자 3루 상황에서 호잉의 평범한 외야 플라이가 희생플라이로 연결됐다. 3루 주자가 홈으로 파고들었다. 이어 김태균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흔들리는 듯했지만 김기훈은 당찼다. 곧바로 이성열을 삼진으로 돌려 세우고 이닝을 마쳤다.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을 높인 김기훈은 유리한 볼 카운트에서 타자를 상대했다. 무엇보다 관건이었던 제구도 안정된 모습이었다. 특히 바깥쪽 꽉 차게 들어가는 직구 제구가 좋았다. 직구가 통하자 변화구에도 한화 타자들의 방망이가 헛돌았다.


경기가 끝난 뒤 김기훈은 "승리를 거두지 못해 아쉽긴 하지만 준비했던 대로 내 공을 던진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시범경기와 지난 등판에서 지적됐던 것들을 보완하려고 했는데 결과가 좋았다"고 밝혔다.

이어 "완급조절에 신경을 썼는데 잘 되면서 자신감까지 생겨 좋은 투구를 한 것 같다. 이날 등판에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다음 경기에서도 내 공을 던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광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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