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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람(한화 이글스)이 쏜 반격의 신호탄은 과연 어떤 흐름을 가져올까.
문우람-이태양 기자회견으로 촉발된 KBO리그 승부조작 가담 선수 논란이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정우람은 지난 18일 서울중앙지검에 이태양을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정우람의 소속팀 한화는 '정우람이 이번 고소를 통해 결백을 밝혀 명예를 회복할 뜻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정우람이 첫 발을 떼면서 다른 선수들의 소송도 줄을 이을 것으로 전망된다. '승부조작'이라는 민감한 사안에 이름이 계속 거론되는 것은 선수 개인 뿐만 아니라 구단 차원에서도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일. 당사자들이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결백을 입증하는데 주력할 수밖에 없다.
문우람-이태양 측은 검찰 조사, 재판 과정에서 비슷한 혐의로 해당 선수들의 이름이 수 차례 거론된 상황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실관계를 부인하고 있는 당사자들은 허위사실 적시로 공인으로서의 명예가 크게 실추된 부분에 포커스를 맞출 것이다. 문우람-이태양 측이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또다른 증거를 갖고 나서지 못한다면 결코 유리하다고 볼 수 없는 싸움이다.
문우람-이태양의 행보는 당초 의도와 점점 멀어지는 모습이다. 이들이 기자회견에서 주장하고자 했던 것은 영구실격 처분을 받는 과정에서 있었던 조사의 부당함,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실명 언급은 해당 선수들과의 진실 게임으로 이목이 쏠리는 효과를 낳았다. 신중하지 못했던 접근법이 결국 불필요한 소송전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