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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KBO리그는 외국인 선수들이 돈을 벌기 위해 오는 리그가 아니다?
KBO리그에서 발전하는 모습을 메이저리그 구단 관계자들이 지켜봤고, 켈리는 꿈을 이루게 됐다. 켈리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한국에서 1, 2년만 뛰고 미국에 돌아오려 했다. 한국에서는 내 스스로 투수코치가 돼야 했다. 그런 과정 속에 지금의 내가 있게 됐다"고 했다. 녹록지 않았던 한국 타자들을 상대하면서 구속이 빨라졌고, 커브를 개발하는 등 공을 들였다.
켈리에 앞서 에릭 테임즈(32)가 메이저리그로 금의환향했다. 2014년부터 3시즌 동안 NC 다이노스에서 뛴 테임즈는 매년 괴물같은 활약으로 한국 무대를 정복했다. 테임즈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밀워키 브루어스와 3년 총액 1500만달러에 계약했다.
KBO리그는 올해부터 외국인 선수 영입 총액 100만달러 제한 규정을 만들었다. 연봉-옵션-이적료 등을 모두 포함해 100만달러. 과연 이 돈으로 좋은 선수들을 데려올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 부호가 붙었다. 하지만 최근 각 팀들이 영입하는 선수 면면을 보면 메이저리그 경력은 물론, 이전 선수들과 비교해 어린 선수들이 많아졌다는 게 특징이다.
LG 트윈스의 케이시 켈리(29), KIA 타이거즈 제이콥 터너(27)는 과연 이 선수들이 이 몸값에 왔을까 의심까지 하게 할 정도의 이름값 있는 투수들이다. 두 선수 모두 메이저리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 선수다. 삼성 라이온즈의 덱 멕과이어(29), NC 다이노스 에디 버틀러(27)도 마찬가지. KT가 데려온 윌리엄 쿠에바스는 90년생으로 보스턴 레드삭스 40인 로스터에 포함돼 있던 투수다. SK는 켈리를 꼭 닮은 94년생 투수 브록 다익손을 점찍었다. 켈리처럼 길게 보고 키워내겠다는 계획이다. 이 선수들 외 새롭게 한국 무대를 밟게 된 투수들 역시 거의 비슷한 나이에, 비슷한 경력을 갖고 있다.
40인 로스터 경쟁에서 밀리거나, 로스터에 있더라도 당장 빅리그 진입이 어려운 선수들이 한국 무대를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는 추세다. 1,2년 정도 안정적으로 뛰며 기량을 끌어올리면, 한국을 찾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트가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모습을 체크할 수 있다. 당장 돈이 급하다면 일본프로야구쪽으로 선회했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구단 관계자들의 말을 따르면, 돈이 적어도 한국을 원하는 선수들이 많다고 한다. 일본프로야구는 외국인 선수도 치열한 경쟁을 해야하지만, KBO리그는 외국인 선수에게는 계속해서 기회를 보장해주는 점이 큰 메리트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