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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세 번째 FA를 선언하고 원소속팀 LG 트윈스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박용택은 일단 2년 뒤 은퇴를 잠정 결심한 상황이다. 구단과의 첫 만남에서 계약기간 2년을 먼저 제시한 것은 명예로운 은퇴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금액에 관해서는 양측간 의견이 확연히 다른 모양새다. 당장 계약 합의가 이뤄지기는 어렵고, 협상이 장기화될 수도 있는 분위기다.
박용택은 올시즌 159안타를 때려 통산 2384안타를 기록했다. 통산 최다안타 1위를 달리고 있는 그는 앞으로 2년간 아무리 뛰어난 타격을 펼친다 해도 3000안타에 도달할 수는 없다. 최근 7년 연속 150안타 페이스를 적용하면 두 시즌 동안 300안타 정도를 보태 2700안타 근처에서 현역 생활을 마감한다고 보면 된다.
그렇다면 박용택이 포기한 KBO리그 첫 통산 3000안타 기록은 언제쯤 이뤄질 수 있을까. 향후 6~7년 이내에는 힘들다는 게 야구계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내년에도 현역으로 뛰는 선수 가운데 최다안타를 순위를 보면 박용택에 이어 삼성 라이온즈 박한이(2155안타), 한화 이글스 김태균(2029안타)과 정근우(1763안타), KIA 타이거즈 김주찬(1780안타)과 이범호(1721안타), 한화 이용규(1730안타) 순이다.
그 다음 순위인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1604안타), SK 와이번스 최 정(1493안타), 롯데 손아섭(1563안타), 삼성 강민호(1460안타) 중에서는 손아섭의 가능성이 엿보인다. 1988년생인 손아섭은 최근 3년간 평균 187안타 페이스를 8년간 이어가면 3000안타에 도달한다. 타자로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손아섭 역시 30대 후반까지 건강한 몸상태를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 1458안타를 친 김현수도 '안타기계'의 명성을 최소 8시즌을 이어가야 한다. 넥센 히어로즈 서건창과 NC 다이노스 나성범이 서른이 되는 내년 1000안타에 도전하는데 이후에도 200안타를 10년간 쳐야 3000안타를 달성할 수 있다. 결국 30대와 20대 후반 선수들 중에서는 3000안타를 목표로 설정할 수 있는 선수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23세의 넥센 김하성(611안타)과 20세의 이정후(342안타)를 주목할 수 있는데, 통산 안타를 논하기엔 이르다. 또한 부상 뿐만 아니라 해외진출 변수도 있어 '기대감'을 갖고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