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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포커스] 이게 볼데드 상황? KS 흐름을 망친 보크 오심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8-11-11 07:00


2018 KBO리그 두산과 SK의 KS 5차전이 10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4회초 2사 3루 두산 허경민 타석 때 김태형 감독이 투수 보크가 아니냐며 항의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11.10/

보크 의심을 받은 오재원 타석 장면. MBC 중계 화면 캡쳐

오심이 경기 흐름을 바꿨다.

10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의 한국시리즈 5차전. 4회초 두산 공격때 논란의 장면이 나왔다. 2사 주자 2루 찬스에서 오재원이 타석에 섰다. 마운드에는 SK 선발 박종훈이 있었다. 박종훈이 초구에 폭투를 기록하면서 2루에 있던 주자 양의지는 3루까지 갔다. 두산이 1-0으로 앞서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3루 주자를 불러들이면 1점 더 달아날 수 있는 천금 찬스였다.

오재원은 박종훈과 풀카운트 접전을 펼쳤다. 그런데 박종훈이 6구째 공을 던지기 직전 오재원이 투구폼을 지적하며 강하게 어필을 했다. 보크가 아니냐는 의문 때문이었다. 박종훈은 세트 포지션에 들어가기 직전 공을 던지는 오른손을 글러브에 넣지 않고 허리를 굽혀 포수쪽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발을 빼서 2루쪽을 바라봤다. 그때 오재원이 보크를 지적했다. 두산 벤치에서도 코치진 전체가 일제히 손가락으로 박종훈을 가리키며 '보크'라고 외쳤다. 주자가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중 동작이 문제가 될 수 있다.

김태형 감독이 직접 나와 최수원 구심에게 어필을 했다. 심판진이 잠시 논의를 했지만, 심판진은 보크가 아니라고 판정을 내렸다. 오재원은 자리에서 방방 뛸 정도로 억울함을 호소했고, 비디오 판독 표시를 손가락으로 그리기도 했다. 그러나 보크 판정은 비디오 판독 대상이 아니었다. 심판진이 단호하게 결정을 내린 이상 번복할 수가 없었다. 결국 김태형 감독도 어필 후 다시 더그아웃에 들어갔고, 오재원은 타석에 섰다. 결국 오재원은 볼넷으로 출루했다. 이후 박종훈이 흔들리며 다음 타자 류지혁까지 몸에 맞는 볼로 내보냈지만, 두산은 정진호가 외야수 뜬공에 그치며 득점에는 실패했다.

심판진은 경기 도중 한국야구위원회(KBO)를 통해 "당시 상황은 구심이 파울 선언이 된 후 '볼데드'였다. 제대로 '플레이볼' 선언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보크가 아니었다"고 설명했지만, 중계 화면을 다시 살펴보면 박종훈이 투구에 들어가기 전 구심이 '플레이볼'을 선언한다.

짧은 순간에 일어난 일이고, 심판도 충분히 착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장면이 경기 흐름에 영향을 미쳤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만약 보크 인정이 됐다면 3루 주자 양의지가 득점을 해 두산이 2-0으로 달아났을 것이다. 팽팽한 투수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1-0과 2-0은 무게감이 다르다.

물론 SK가 탄탄한 뒷심을 발휘해 완승을 거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보크 판정은 곱씹을 수록 씁쓸한 뒷맛이 남는 장면이다. 경기 후 두산 김태형 감독은 "(보크에 대해서는)지금 와서 할 말이 뭐가 있겠는가"라며 아쉬움을 애써 감췄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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