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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KBO리그 한국시리즈(KS) 4차전 SK와 두산의 경기가 9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8회초 정수빈이 우월 역전 2점홈런을 날렸다. 홈런을 허용한 SK 산체스가 아쉬워하는 모습.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11.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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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즈 투수 앙헬 산체스가 고개를 숙였다.
산체스는 9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18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팀이 1-0으로 앞선 8회초 1사 1루에서 정수빈에게 우월 투런 홈런을 내줬다. 이 홈런으로 SK는 두산에게 1대2로 패하면서 시리즈 전적은 2승2패, 다시 동률이 됐다.
7회초 김광현의 뒤를 이어 마운드에 오른 산체스는 8개의 공으로 박건우, 오재원, 류지혁을 모두 범타 처리했다. 직구와 변화구를 적절히 섞어가면서 두산 타선을 요리했다. 지난 1차전 뒤 등에 불편함을 느껴 2차전에서 제외된데 이어, 3차전에선 외국인 선수 쿼터 문제로 출전 명단에서 빠졌다. 8일 비가 내리면서 나흘을 내리 쉬었다. "산체스의 상태가 좋다. 최소 2이닝 이상 던져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내용에 따라 3이닝까지 갈 수 있을지 지켜볼 것"이라던 트레이 힐만 SK 감독의 자신감은 그렇게 증명되는 듯 했다.
그런데 산체스는 8회초부터 투구 스타일을 바꿨다. 변화구를 버리고 직구 위주의 피칭으로 타자와 승부에 나섰다. 변화구 컨트롤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빠른 직구에 포커스를 맞추는 느낌이었다. 이는 두산 타자들에게 곧바로 간파됐다. 백민기와 허경민 모두 산체스의 공을 때려냈고, 결국 정수빈의 역전 투런포까지 연결됐다. 산체스는 뒤늦게 포크볼로 변화를 시도했으나, 최주환, 양의지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한 뒤 결국 마운드를 내려갔다.
산체스는 넥센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에서 3경기에 구원 등판해 총 3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마무리 했다. 올 시즌 선발 로테이션에서 출발했고, 전반기 위력적인 투구를 펼쳤던 만큼 한국시리즈에서 상황에 따라 롱릴리프 역할을 맡거나 마무리 투수로 활용될 가능성이 점쳐졌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 2이닝 투구가 없었던 점 탓에 한국시리즈에서의 역할도 제한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힐만 감독은 "(3이닝 이상 투구도) 가능하다. 하지만 3이닝까지 간다면, 앞 2이닝을 효율적으로 던져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산체스가 등판하면 한 이닝마다 상태를 체크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산체스는 지난 1차전에서 1⅔이닝을 2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막았다. 4차전에서도 1이닝을 완벽하게 막았지만, 이후 급격한 난조를 보였고, 결국 피홈런까지 허용했다.
1이닝 소화 뒤 산체스의 난조를 어떻게 봐야 할까. 산체스의 구속은 7회보다 8회 더 빨랐다. 스스로 2이닝 투구를 염두에 두고 호흡을 어느 정도 조절했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빠른 직구의 위력을 받쳐줘야 할 변화구가 제대로 먹혀들지 않았다. 포수 이재원의 리드 변화가 이뤄지지 않은 부분은 다소 아쉽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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