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독의 판단은 냉정했다.
|
하지만 로버츠 감독의 판단은 달랐다. 류현진이 5회 들어 제구 난조와 구속 감소 등 흔들리는 기색이 역력하자 가차없이 투수 교체를 단행했다. 류현진은 1~4회, 4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1회를 1안타 무실점으로 넘긴 류현진은 2회를 13개의 공을 던져 삼자범퇴로 마쳤다. 3회에는 1사후 투수 웨이드 마일러에게 2루타를 내줬으나 후속 두 타자를 연속 제압했다. 4회에는 1사 1루에서 마이크 무스타커스를 풀카운트에서 체인지업을 몸쪽으로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금세 안정을 찾았다. 류현진은 4회까지 53개의 투구수를 기록했다. 이닝당 평균 13개 정도를 던졌으니, 스태미나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봐야 한다.
류현진은 앞선 타석에서 2루타를 날린 투수 마일리가 등장하자 긴장했다. 마일리는 볼카운트 1B2S에서 류현진의 코너워크된 공을 잇달아 파울로 걷어낸 뒤 풀카운트에서 10구째 148㎞ 직구를 받아쳐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날렸다. 이어 로렌조 케인과의 승부에서도 류현진은 140㎞ 커터를 승부구로 던졌지만, 약간 가운데로 몰리면서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허용했다. 5회 들어 이날 주무기로 구사한 커터의 구속 감소가 눈에 띄었다. 1~4회 류현진의 커터는 143~148㎞에서 형성됐다.
1사 2,3루의 위기에서 상대는 크리스티안 옐리치, 라이언 브런, 헤수스 아귈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이었다. 로버츠 감독의 판단은 간단 명료했다. 구위가 떨어지고 심리적으로 쫓기는 류현진를 바꾸는 것이었다. 이어 등판한 라이언 매드슨은 자동 고의4구로 맞은 만루에서 땅볼로 한 점을 줬을 뿐, 추가 실점을 막고 구원 역할을 100% 해냈다. 다저스는 0-3으로 뒤진 7회초 코디 벨린저의 적시타, 오스틴 반스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2점을 만회한 뒤 8회초 저스틴 터너의 좌월 역전 투런홈런에 힘입어 전세를 뒤집었다.
류현진은 16~18일 다저스티다움에서 열리는 3~5차전에서 어느 한 팀이 스윕을 하지 않는 이상 20일 예정된 6차전 원정경기에 다시 선발등판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