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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4년차 전병우(롯데 자이언츠)의 1군 생활은 불과 한 달여 전 시작됐다.
그렇게 잊혀지는 듯 했던 전병우, 방망이가 뜨겁다. 15경기 타율 3할3푼3리(24타수 8안타), 출루율 4할2푼9리, 장타율 5할8푼3리다. 지난 9월 28일 고척 넥센 히어로즈전에서는 1군 첫 홈런포를 쏘아 올린데 이어, 하루 뒤 수원 KT 위즈전에서는 4타수 3안타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9월 초 8연패 부진을 떨치고 가을야구의 기적을 꿈꾸고 있는 롯데의 숨은 힘으로 자리 잡은 전병우를 지난 9월 30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만났다.
-3안타 경기를 했다.
-첫 홈런도 쳤다.
2군 경기 때는 홈런을 쳐도 관중이 없다보니 큰 감흥이 없었다. 많은 관중들이 보는 1군 경기에서 홈런을 치는 상상을 했는데, 진짜로 이뤄지니 멍했다. 다만 팀이 져서 크게 기쁘진 않았다.
-공익 근무 요원을 거쳐 복귀했다.
첫 시즌을 마치고 입대를 결정했다. 나보다 좋은 선수들이 많은데다, 제대 후 다시 야구를 할 수 있는 몸이 만들어질까 걱정은 많았다. 퇴근 후 웨이트로 몸 상태를 유지하는데 주력했다.
-복귀 후 감각을 끌어 올리는게 쉽진 않았을텐데.
힘들었다. 하지만 2군 코치님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수비나 타격에서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지도해주셨다. 그러다보니 서서히 감각을 찾았고, 자신감도 붙었다.
-훌리오 프랑코 코치는 '전병우는 1군에서 곧바로 통할 타자'라고 칭찬하더라. 구체적으로 지도받은 부분은.
타구가 주로 좌측으로 쏠리는 경향이 많았다. 프랑코 코치는 '우중간, 좌중간으로 가는 타구의 질이 좋으니, 그쪽에 포커스를 맞춰보라'고 하셨다. 조언대로 연습에 주력했고, 그러다보니 타석에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
-좋은 결과가 나올 때 1군으로 올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면 불안하지 않나.
조바심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지금의 내게는 꾸준한 활약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열심히 하다보면 기회는 자연히 따라올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
-1군 데뷔 타석에서 사구를 맞고 출루했다.
너무 중요한 순간에 타석에 섰다. 갑자기 부름을 받아 얼떨떨 했다. 내 뒤에 (이)대호형이 있었기에 '병살타만 치지 말고 살아 나가자'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사구를 맞고 출루하게 되니 홀가분하더라. 속으로 '잘됐다'는 생각을 했다(웃음).
-내야 요원으로 기대감이 큰데, 본인이 가장 자신있는 포지션은.
대학(동아대) 시절에는 주로 2루수로 뛰었는데, 프로에서는 2루와 3루를 번갈아 보고 있다. 어느 자리든 불편하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해낼 자신이 있다.
-남은 시즌 목표는.
최근 분에 넘치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야구를 올해만 하는게 아니다. 내년에도 주전 경쟁을 해야 한다. 내 존재감을 발산하는데 주력하고 싶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