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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야구를 위한 실험이었을까.
최근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 그 전 8월15일 5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두산 베어스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5경기 연속 순항이다. 두산전 승리를 챙겼던 김광현이다.
LG전은 또다른 의미가 있었던 게 올시즌 최다 투구수를 기록했다는 것. 7이닝 총 105개의 투구를 했다. 자연스럽게 탈삼진 기록도 따라오며 시즌 최다 10탈삼진을 기록했다.
김광현이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전성기 시절 몸상태와 구위를 보인다는 건 SK에 큰 의미다. 포스트시즌에서 SK의 전력이 한층 업그레이드 될 수 있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SK는 현재 플레이오프 직행 가능성이 높다. 플레이오프에서 4차전 이내 승부만 벌인다면,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에서도 크게 밀리지 않고 총력전을 펼칠 수 있다. 플레이오프 1차전, 한국시리즈 1차전 김광현이 선발로 나선다면 야구팬들에게 큰 볼거리가 된다.
이 때 중요한 게 확실한 에이스의 초반 기선 제압. 상대를 압도하는 에이스 피처가 있고 없고에 따라 단기전에서 상대가 느끼는 부담감은 차원이 다르다. 메릴 켈리라는 또 다른 까다로운 투수를 보유한 SK이기에, 김광현-켈리의 원투펀치가 가동된다고 하면 단기전에서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천하의 김광현이라 해도, 가을야구는 떨린다. 투구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고, 힘도 더 들어간다. 하지만 100개 이상의 공을 문제 없이 던질 수 있다는 걸 보여줬으니, 포스트시즌에서도 최소 6이닝 이상의 힘있는 투구를 기대하게 만든다. SK 입장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2위를 확정지어 김광현에게 휴식을 주는 게 최선의 시나리오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