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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홈런왕 레이스, 이대로 마감되는 것인가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8-09-26 06:01


2018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1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5회말 무사 1루 두산 김재환이 안타를 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08.01/

치열하게 전개되던 2018 KBO리그 홈런 레이스가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남은 경기가 많지 않아 이대로 레이스가 종료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두산 베어스 김재환의 아성이 견고하다. 2위 그룹인 박병호(넥센 히어로즈)와 멜 로하스 주니어(KT 위즈)가 대폭발하지 않는 한 김재환의 커리어 첫 홈런왕 등극이 유력해보인다.

김재환은 25일까지 43개의 홈런을 날렸다. 가장 최근 홈런은 4일 전인 지난 22일 창원 NC전. 당시 김재환은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된 상태였다. 그러나 2-8로 뒤지던 6회초 1사 만루 때 대타로 나와 그랜드슬램을 터트렸다. 김재환은 지난 주 체력이 떨어진 상태였기 때문에 주말 창원 2연전 때 모두 선발 라인업에 빠져 있었다. 그럼에도 한 번의 찬스를 놓치지 않고 홈런을 치며 2위 그룹과 3개 차이를 만들었다. 클러치 능력이 정점에 올라와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2018 KBO리그 삼성과 넥센의 경기가 20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사진은 넥센 박병호
고척=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9.20/
이미 25일 잠실 넥센전에서 승리하며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두산으로서는 남은 12경기에 총력을 기울일 필요가 없어졌다. 향후 주전들의 체력을 안배하는 차원에서 선수 기용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김재환도 앞으로 많은 휴식을 얻게될 듯 하다. 선발로 나와 중간에 교체, 혹은 선발 제외 후 대타로 잠시 등장하는 식으로 잔여경기를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는 홈런을 많이 추가하기 힘들다. 이게 경쟁자들에게는 희소식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한번 더 생각해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일단 박병호와 로하스의 잔여 경기가 얼마 안된다. 26일 경기를 포함해 넥센은 불과 8경기를 남겨뒀다. KT는 두산보다 1경기 많은 13경기다.

때문에 현재 유지되고 있는 '3개'는 매우 큰 격차다. 김재환이 홈런을 추가하지 못한다고 가정 해도 박병호가 역전하려면 최소 2경기당 1개꼴로 총 4개를 쳐야 한다. 로하스는 13경기에서 4개로 박병호보다는 조금 더 기회의 문이 넓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두 선수 모두 잔여경기에서 4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낸다는 게 녹록치 않은 일이다.


2018 KBO리그 kt와 LG의 경기가 2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5회초 무사 만루서 kt 로하스가 좌중월 만루홈런을 친 후 홈에서 특유의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9.22/
특히나 뜨겁던 박병호의 홈런 몰아치기 기세도 최근 들어 한풀 꺾였다. 지난 8일 고척 두산전 이후 일주일 넘게 홈런 소식이 끊겼다. 게다가 지난 22일 SK전 사구를 맞은 영향으로 컨디션도 썩 좋지 않다. 이틀 쉬고 나선 25일 잠실 두산전 때는 결국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오히려 로하스 쪽이 컨디션은 더 나은 듯 하다. 로하스는 22일 LG전에 홈런을 쳤고, 25일 KIA전 때는 비록 홈런을 치진 못했지만 3안타를 몰아쳤다. 최근 10경기에서 4개의 홈런을 친 기세를 이어간다면 대역전 드라마를 쓰게될 가능성도 없진 않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김재환이 더 이상 홈런을 추가하지 않는다고 가정할 때의 이야기다. 김재환이 12경기에서 1~2개만 더 홈런을 추가하면 경쟁자들의 기를 완전히 꺾을 수 있다. 과연 홈런왕 레이스의 막판은 어떻게 펼쳐지게 될까.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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