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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은 "괜한 일을 했다"고 평가절하한다. 또 어떤 사람은 "지명권 한장을 그냥 버렸다"고까지 말하기도 한다. 호의적인 의견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LG 트윈스의 마지막 10번째 선택을 두고 나오는 말들이다.
하지만 LG 양상문 단장은 시종 여유만만, 느긋하게 대답한다. "한번 두고 보세요. 분명히 깜짝 놀랄 일이 생길 겁니다." 확신까지는 아니더라도 뭔가 기대하는 점이 뚜렷하게 있는 듯 했다. 설령 또 잘 안되면 어떤가. '10라운더'니까 역시 손해라고 할 만한 것도 없다. 양 단장은 "미약하지만, 분명히 가능성을 보고 결정한 것"이라고 수 차례 강조했다. 신인드래프트에서 뽑은 '비선수 출신' 투수 한선태(24)를 뽑은 뒤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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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LG는 방침을 정했다. 만약 한선태가 9라운드나 10라운드 때도 남아있으면 한번 뽑아보자는 방침. 그 계획대로 한선태에게 주목하는 다른 구단이 없었고, LG가 가장 마지막으로 그의 이름을 불렀다.
하지만 아직 한선태를 고른 게 성공인지 실패인지 평가 하기는 이르다. 시간이 한참 지나봐야 한다. 양 단장 역시 "지금 당장 그 선수를 쓰겠다는 게 아니다. 장점이 있지만, 또 경력이 짧아서 배워야 할 것도 많다. 그래도 다만 얼마간의 가능성이라도 보고 데려온 것"이라면서 "잘 한번 키워볼 계획이다. 잘 성장하면 우리는 10라운드 픽을 잘 쓴 셈 아닌가"라고 답했다.
한선태는 말하자면 LG의 입장에서는 '긁지 않은 복권' 같은 캐릭터인 셈이다. 숫자의 조합이 잘 맞았다면 역대 드래프트 사상 가장 특이한 성공케이스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도 손해볼 사람은 없다. 한선태로서는 그토록 꿈꾸던 프로 무대에 정식 지명선수로 발을 내딛게 된 것이고, LG도 기대가치가 크지 않은 10라운드 픽으로 도전을 한번 해본 것이니 말이다. 이왕이면 LG가 잡은 복권이 '꽝'보다는 '당첨'이 되길 기원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