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위즈의 신예 좌완 김태오, 어떻게 혜성처럼 1군 무대에 등장했을까.
김태오는 2016년 서울고를 졸업하고 2차 5라운드로 KT에 입단한 좌완투수다. 공교롭게도 지금 1군에서 김태오를 지도하는 가득염 투수코치가 KT에 처음 와 2군에서 처음부터 김태오를 만났다. 가 코치는 당시를 떠올리며 "고졸 신인인데, 다른 투수들과 달랐다. 좌완인데, 공 자체가 좋았다. 공끝에 힘이 있었다. '잘해보자. 넌 빠르게 1군에서 통할 수 있다'고 말해줬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하지만 3년 간 1군에서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었다. 심지어는 2군 경기 기록도 많지 않았다. 가능성은 있었지만, 프로에서 활약할 투수로 다듬어지는 과정이 오래 걸렸던 것이다. 그렇게 프로 입단 후 잊혀지는 선수로 남는 듯 했다.
2군 선수단 사정에 여유가 없어, 7월 말 실전에 투입된 후 2경기 불펜으로 던졌던 김태오는 7월31일 상무전 선발 기회를 잡았다. 5이닝 무실점. 신이 난 2군 코칭스태프는 8월8일 두산 베어스전에 한 번 더 기회를 줬다. 5⅔이닝 8탈삼진 3실점. 이 두 번의 호투 과정이 1군에도 보고됐다. 9월 확대엔트리 콜업 1순위로 꼽혔다.
김 김독은 부족한 선발 자리를 김태오로 메울 생각을 했다. 2군에서도 선발로 써보라는 강력한 추천이 들어왔다. 그렇게 6일 한화 이글스전 크게 지고 있는 경기 데뷔전을 치렀다. 바로 선발 데뷔전을 치르는 것보다, 1군 마운드 경험을 한 후 선발로 던지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였다. 큰 점수 차이였는데도, 너무 긴장해 얼굴이 파래져 더그아웃에 들어왔다. 가 코치는 "긴장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더라. 이런 투수를 선발로 올렸다 초반에 크게 무너지면 후유증이 오래 간다. 그래서 불펜으로 편하게 던질 수 있는 기회를 더 주려했다. 넥센전 신병률 선발 뒤에 붙인다는 계산으로 준비시켰는데, 정말 잘던져줬다"고 칭찬했다.
이렇게 1군 데뷔의 고비를 잘 넘겼다. 고영표가 돌아오려면 시간이 조금 더 걸릴 수 있어 김태오가 다음 턴에는 선발로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 고졸 신인 김 민이 7일 한화전 시즌 2승째를 거두며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는데, 김태오 선발 카드까지 성공한다면 KT의 미래도 밝아질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