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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 집중분석]다득점 필요한 한국,'지키는 야구'만으로 부족하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8-08-28 09:39


26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야구장에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예선전 한국과 대만의 경기가 열렸다. 6회말 안타를 친 한국 박병호가 1루서 박민우와 주먹을 맞추고 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8.26/

10여 년전인 2000년대 중반, 한국 프로야구의 트렌드는 '지키는 야구'였다. 선발-중간-마무리의 세밀한 운용으로 실점을 최소화하고 딱 필요한 만큼만 득점을 뽑아 승리하는, 이른바 '상대를 아사(餓死)시키는' 야구. 그런 야구를 가장 앞장서서 추구하던 사람이 바로 선동열 현 야구대표팀 감독이다.

당시 선 감독은 자신만의 '지키는 야구'를 앞세워 2005~2006 한국시리즈를 2연패 했다. 이후 그는 '지키는 야구'의 전도사이자 아이콘이 됐다. 그가 맡는 팀은 대표팀이든 프로팀이든 폭발적인 공격력이나 득점력과는 거리가 좀 멀었다. 투수의 팀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선 감독이 스타일을 좀 바꿔야 할 것 같다. 그가 현재 이끌고 있는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이 처한 상황 때문이다. '지키는 야구'가 틀렸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지금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대만에 당한 1패로 인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야구대표팀이 결승에 오르려면 '전승'과 '다득점'이 동시에 필요해진 까닭이다.


26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야구장에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예선전 한국과 대만의 경기가 열렸다. 한국 선동열 감독과 이강철 코치가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8.26/
이번 대회에 도입된 '슈퍼라운드 방식'에 의해 한국은 예선에서 대만에 당한 1패를 안고 슈퍼라운드에 오르게 된다. 대만은 1승을 가지고 오른다. 이 상태로 상대 A조에서 올라온 두 팀과 대결하는 방식이다. 예선에서 이미 대결해 올라온 팀간의 중복 대결을 없애고 일정을 간소화 하기 위한 방식이다. 그래서 한국은 대만과 슈퍼라운드에선 만나지 않는다.

문제는 이렇게 되면 설령 상대조인 일본과 중국을 꺾는다고 해도 자칫 결승에 못 올라가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바로 대만이 중국을 이긴 뒤 일본에 질 때 이런 상황이 벌어진다. 대만이 슈퍼라운드에서 2승 혹은 2패를 하면 한국이 결승 직행이나, 만약 1승1패를 하면 한국-일본-대만이 2승1패씩으로 동률이라 순위 계산을 해봐야 한다. 서로 물리고 물린 관계(한국<일본<대만<한국)라 승자승을 따질 수 없어 TQB(Team's Quality Balance)를 따져야 한다.

결과적으로 한국은 전승을 거두는 동시에 TQB를 가능한 올려놓을 필요가 있다. 그리고 TQB를 가장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은 다득점을 하는 동시에 상대와의 점수차를 크게 만드는 것이다. TQB산정 공식이 (총득점/총공격 이닝-총실점/총수비 이닝)이기 때문이다. 분모(실점)를 줄이고 분자(득점)를 키워야 TQB가 커진다.


26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야구장에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예선전 한국과 대만의 경기가 열렸다. 4회말 한국 김재환이 우중월 솔로홈런을 치고 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8.26/
특히나 이 TQB가 실질적으로 적용될 일본전에서의 다득점-최소실점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결과적으로는 최소실점을 위해 '지키는 야구'도 필요하지만 동시에 다득점의 공격야구가 나와야 한다는 뜻이다. 선 감독이 득점력 강화를 위해 타순의 조정이나 적절한 대타 기용 등에 신경을 더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마찬가지로 타자들 역시 분발이 필요하다. 워낙 전력 격차가 큰 인도네시아를 상대로 15점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고 안심하거나 만족해서는 안된다. 남은 경기에서도 꾸준히 이런 모습을 유지하지 못하면 대참사를 피할 수 없다. 박병호 김재환 등 대량득점을 만들 수 있는 거포들의 힘이 절실한 순간이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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