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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150억짜리 대표팀 침몰시킨 대만 실업야구 정체는?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8-08-27 11:30


26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야구장에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예선전 한국과 대만의 경기가 열렸다. 사진은 대만 선발투수 우셩펑
자카르타(인도네시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8.26/

예견되지 못한 참사라 그 충격은 더욱 크다.

선동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이 26일 인도네시아 GBK야구장에서 열린 대만전에서 1-2로 패했다.

마운드는 그런대로 선방했지만 타선이 문제였다. 초반에는 대만의 선발투수 사이드암 우셩펑에게 압도당했고 후반에는 왕정하오와 왕종하오의 공을 공략하지 못했다. 그리고 4번타자 린지아요우에게 통한의 투런포를 허용해 쓴 맛을 봤다.

공교롭게도 이 4명의 선수는 모두 팝콘리그 소속이다. 우셩펑과 왕정하오, 린지아요우는 합작금고은행 소속이고 왕종하오는 대만전력에서 뛰고 있다.

한국에서는 실업야구라고 평가절하하고 있지만 대만 현지에서는 대만 프로야구에 맞서기 위해 설립된 세미프로리그가 팝콘리그(폭미화계봉구련·爆米花季棒球聯盟)다.

팝콘리그는 기존 프로야구인 중화직업봉구대연맹(CPBL)에 대항하기 위해 2014년 대만야구협회가 설립한 리그다. 물론 실업리그였던 갑조리그를 발전시킨 것이지만 설립 당시에는 외국인선수도 각팀별로 4명씩 보유하고 대만 최초로 비디오판독을 도입할 정도로 프로리그 모양새를 갖추고 있었다. 여기에 CPBL을 중계하던 웨이라이스포츠채널이 중계를 맡으면서 대만 야구팬들의 관심을 받았다.

재정 사정으로 첫 해를 제외하고 3년간 리그가 중단됐었지만 2017년말 이번에 대표팀 선수들을 배출한 합작금고은행, 대만전력, 쑹위에팔콘스, 타이베이시를 포함해 총 10개팀이 참여해 지난 해 11월부터 올해 1월말까지 리그를 진행했고 합작금고은행이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대표팀을 침몰시킨 우셩펑은 이번 시즌 90⅓이닝을 던져 10승1패-평균자책점 2.99를 기록한 합작금고은행의 에이스다. 린지아요우 역시 3할4푼7리를 때린 합작금고은행의 간판타자다.


26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야구장에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예선전 한국과 대만의 경기가 열렸다. 1회초 2사 3루서 대만 린지아요우가 좌중월 2점 홈런을 친 후 홈에서 환호하고 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8.26/
물론 연봉은 KBO리그에 미치지 못한다. 대만시보에 따르면 대표팀의 CPBL선수를 제외한 선수들의 연봉 총액은 1530대만달러(약 5억5700만원)정도다. 우리 대표팀 총 연봉이 150억원이 넘는 것에 비하면 큰 차이다.


하지만 대표팀에는 투수와 타자 모두 팝콘리그의 톱클래스 선수들이 차출됐다. 반대로 CPBL소속으로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선수 7명은 그리 위협적이지 않다. 투수 4명 중 왕위푸를 제외한 3명은 리그에서 평균자책점이 5점이 넘는 선수들이다. 왕위푸는 구원투수로 많은 이닝을 맡기지 못한다. 타자 3명도 타율이 3할을 넘지 못한다.

한국 대표팀이 CPBL소속 선수들을 위주로 전력분석을 하며 방심한 사이 대만 대표팀은 프로선수 못지 않은 실업선수들로 전혀 예상치 못한 전략을 짜며 대반전을 만들어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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