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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가 결국 8위로 아시안게임 휴식기를 맞게 됐다.
분명히 아쉬울 수밖에 없는 상황. 그렇다고 낙담만 할 수는 없다. 남은 34경기서 좋은 성적을 얻는다면 충분히 5위에 오를 수 있기에 9월 4일 두산과의 경기까지 18일간의 휴식기에서 어떻게 부상을 관리하고 컨디션을 조절하는지가 중요해졌다.
KIA는 올시즌 다수의 주전 선수들이 여러 부상으로 제대로 뛰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부상으로 오랜기간 결장해서 이번 휴식기에 돌아오는 선수가 없다. 이범호 등이 돌아오면서 최근엔 베스트멤버로 경기를 치렀다.
그래도 주전 대부분이 고질과 잔부상들이 있어 2주가 넘는 시간이 부상을 치료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타격감이 올라오기도 했기 때문에 컨디션 관리를 잘한다면 타격은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마운드다. 선발진에서 양현종과 임기영이 아시안게임에 출전한다. 양현종은 첫 경기인 대만전과 결승전에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돌아와 또 에이스로서 활약을 해야하는 상황이다. 임기영도 사이드암 투수로 선발로 활약할 예정. 경기에 많이 나가지 않는다고 해도 정신적, 육체적 부담이 큰 대회라서 아시안게임 이후 체력적인 부분이 걱정된다. 헥터 노에시와 팻 딘에겐 이번 휴식기가 보약이 될 수 있다. 헥터는 장염 증세로 한차례 1군에서 빠진 이후 부진에 시달렸고, 팻 딘은 올시즌 내내 부진한 모습을 보여 후반기엔 불펜으로 전환하기도 했었다. 휴식기 동안 체력을 보강하고 부진했던 부분을 채운다면 지난해처럼 후반기에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다.
사실 문제는 5선발이다. 한승혁이 부진해 2군으로 간 이후 임창용이 5선발을 맡았으나 5경기에서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5이닝을 던진 것은 2번 뿐이었고, 5번째 등판이었던 15일 LG전에선 1⅔이닝 8안타(3홈런) 8실점으로 무너졌었다. 42세의 베테랑이 요청해서 시작된 10년만의 선발 전환은 아직 성공이 아니다. 휴식기 이후 한경기 한경기가 전쟁터인데 마냥 그가 6이닝 정도를 던져줄 때까지 기다릴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딱히 5선발로 내세울만한 투수가 없다는 점. 다른 선발들이 6이닝 이상씩을 소화해준다면 차라리 믿지못할 어린 5선발 보다는 임창용이 4이닝 정도만이라도 잘 막아주는 것이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평가다.
불펜도 걱정이다. 특히 셋업맨인 김윤동이 최근 부진한 것이 마음에 걸린다. 16일 부산 롯데전서 4-5로 뒤진 7회말 손아섭에게 스리런포를 맞았다. 최근 실점하면 부진했는데 마지막 경기까지 아쉬움을 남겼다. 휴식기 동안 어느정도 구위와 자신감을 회복하느냐가 관건이 될 듯하다.
모두가 쉬는 휴식기. 얼마나 잘 쉬는지가 중요하다. 18일의 휴식이 있었냐는 듯 잘던지고 잘치는 팀이 5위 싸움에서 앞서나갈 가능성이 크고, 경기가 얼마 남지 않았기에 초반 승기를 잡는 팀이 유리해진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