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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연승' 장정석 감독의 뿌듯함 "선수들이 알아서 분위기를 만든다"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8-08-15 11:14


24일 서울 고척돔구장에서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가 열렸다. 3회 넥센 임병욱이 KIA 황인준을 상대로 역전 3점홈런을 날렸다. 장정석 감독의 축하를 받고 있는 임병욱. 고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8.06.24/

"선수들이 알아서 분위기를 만들어주네요."

넥센 히어로즈는 현재 KBO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팀이다. 지난 2일 인천 SK 와이번스전부터 1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까지 10연승을 질주했다. 2008년 구단 창단 이후 최다 연승 신기록이다.

넥센발 폭풍으로 순위 싸움에도 큰 변동이 생겼다. 넥센은 어느덧 4위까지 치고 올라섰고, 이제 3위 한화 이글스와 3.5경기 차에 불과하다. 최근 기세로만 놓고 보면 내친김에 3위 이상의 성적까지도 넘볼 수 있다. 1위 두산 베어스와는 격차가 크지만, 넥센과 4.5경기 차인 2위 SK 와이번스부터는 밀집돼있다.

또 넥센이 5위로 밀어낸 LG 트윈스는 최근 10경기 1승9패의 성적을 거두며 4위권과 더더욱 멀어지고 있다. 삼성과 KIA 타이거즈가 다시 상승 흐름을 타는 가운데 지각 변동의 중심에 넥센이 있다.

인내로 맺은 결실이다. 넥센은 시즌 초반 트레이드 뒷돈 거래 정황이 밝혀지는 등 경기 외적으로 여러 이야기가 나오며 불안정하게 시즌을 출발했다.

특히 주전 포수 박동원과 필승조 조상우의 성추문으로 인한 이탈이 뼈아팠다. 여기에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온 4번타자 박병호도 잔부상에 시달렸고, 지난해 신인왕 이정후도 부상으로 한달 이상 결장했다. 주장 겸 리드오프인 서건창은 개막 직후인 3월 31일 정강이 부상을 당해 전반기를 통째로 날렸다. 여기에 1선발인 에스밀 로저스까지 지난 6월 손가락 부상을 당해 부랴부랴 지난해까지 NC 다이노스에서 뛰었던 에릭 해커와 계약을 했다.

지금의 질주는 시즌 초반 모든 악재를 겪은 이후 얻은 동력이다. 장정석 감독과 넥센 코칭스태프는 주축 선수들이 대거 부상으로 빠진 최악의 상황에서도 팀이 동요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력했다. 다행히 최원태와 제이크 브리검이 선발진을 지켰고, 임병욱 김혜성 송성문 김재현 등 젊은 선수들이 주전 선수들의 공백을 채워주면서 5~6위권에서 꾸준히 성적을 지킬 수 있었다.

최악일때 버텼기 때문에 치고 올라설 수 있는 힘이 생겼다. 이제는 박병호가 타선의 정중앙에서 '홈런 몰아치기'로 큰 힘을 실어주고, 김하성이 그 뒤를 받치고 있다. 이정후도 부상 복귀 이후 4할이 넘는 타율로 맹타를 휘두르며 공격의 선봉에 서있다. 서건창도 긴 기다림 끝에 1군에 돌아왔다. 기존 백업 선수들도 올 시즌 1군에서 여러 경험을 쌓으며 자신감이 충전된 상황에서 주축 선수들까지 최상의 컨디션으로 돌아오니 자연스럽게 이기는 경기가 늘었다. 넥센 선수들이 "요즘 분위기에서는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다"고 자신있게 말하는 이유다.


장정석 감독도 "선수들이 분위기를 잘 만들어주고 있다. 특히 박병호나 이택근, 김민성 같은 고참급 선수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크다. 이 선수들이 후배들에게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선수들이 스스로 알아서 잘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밖에 없는 것 같다"며 흐뭇하게 웃었다.

최근 분위기가 워낙 좋기 때문에 오는 17일부터 18일간 아시안게임 휴식기를 갖는 것이 아쉬울 수도 있지만, 넥센은 자신이 있다. 서건창이 더 완벽한 몸 상태로 돌아올 수 있고, 현재 일본으로 허벅지 부상 치료차 건너간 필승조 김상수도 복귀가 가능해진다.

또 마이클 초이스를 방출하고 데려온 새 외국인 타자 제리 샌즈도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장 감독은 "16일 잠실 두산전에서 샌즈를 1군에 등록할 예정이다. 선발 출전은 어렵겠지만, 대타 출전 등으로 분위기만 경험하게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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