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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이 알아서 분위기를 만들어주네요."
또 넥센이 5위로 밀어낸 LG 트윈스는 최근 10경기 1승9패의 성적을 거두며 4위권과 더더욱 멀어지고 있다. 삼성과 KIA 타이거즈가 다시 상승 흐름을 타는 가운데 지각 변동의 중심에 넥센이 있다.
인내로 맺은 결실이다. 넥센은 시즌 초반 트레이드 뒷돈 거래 정황이 밝혀지는 등 경기 외적으로 여러 이야기가 나오며 불안정하게 시즌을 출발했다.
지금의 질주는 시즌 초반 모든 악재를 겪은 이후 얻은 동력이다. 장정석 감독과 넥센 코칭스태프는 주축 선수들이 대거 부상으로 빠진 최악의 상황에서도 팀이 동요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력했다. 다행히 최원태와 제이크 브리검이 선발진을 지켰고, 임병욱 김혜성 송성문 김재현 등 젊은 선수들이 주전 선수들의 공백을 채워주면서 5~6위권에서 꾸준히 성적을 지킬 수 있었다.
최악일때 버텼기 때문에 치고 올라설 수 있는 힘이 생겼다. 이제는 박병호가 타선의 정중앙에서 '홈런 몰아치기'로 큰 힘을 실어주고, 김하성이 그 뒤를 받치고 있다. 이정후도 부상 복귀 이후 4할이 넘는 타율로 맹타를 휘두르며 공격의 선봉에 서있다. 서건창도 긴 기다림 끝에 1군에 돌아왔다. 기존 백업 선수들도 올 시즌 1군에서 여러 경험을 쌓으며 자신감이 충전된 상황에서 주축 선수들까지 최상의 컨디션으로 돌아오니 자연스럽게 이기는 경기가 늘었다. 넥센 선수들이 "요즘 분위기에서는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다"고 자신있게 말하는 이유다.
장정석 감독도 "선수들이 분위기를 잘 만들어주고 있다. 특히 박병호나 이택근, 김민성 같은 고참급 선수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크다. 이 선수들이 후배들에게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선수들이 스스로 알아서 잘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밖에 없는 것 같다"며 흐뭇하게 웃었다.
최근 분위기가 워낙 좋기 때문에 오는 17일부터 18일간 아시안게임 휴식기를 갖는 것이 아쉬울 수도 있지만, 넥센은 자신이 있다. 서건창이 더 완벽한 몸 상태로 돌아올 수 있고, 현재 일본으로 허벅지 부상 치료차 건너간 필승조 김상수도 복귀가 가능해진다.
또 마이클 초이스를 방출하고 데려온 새 외국인 타자 제리 샌즈도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장 감독은 "16일 잠실 두산전에서 샌즈를 1군에 등록할 예정이다. 선발 출전은 어렵겠지만, 대타 출전 등으로 분위기만 경험하게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