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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전직하(急轉直下).'
이날 KIA전까지 최근 21경기에서 LG는 팀 평균자책점은 8.14를 기록했다. 당연히 10개팀 가운데 꼴찌다. 선발과 불펜 가릴 것이 없다. 투수들의 동반 부진 및 동반 부상이 맞는 표현이다. 제 역할을 하는 투수가 한 명도 없다. 심지어 지난달 말 불펜 강화를 위해 SK 와이번스에서 데려온 문광은도 부진하다. 이적 후 6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은 12.15다. 이날 KIA전에서는 2-10으로 뒤진 4회초 2사 만루서 등판해 김주찬에게 만루홈런을 얻어맞기도 했다.
LG는 전반기에 '선발 왕국'이라는 찬스를 듣기도 했지만, 지금은 로테이션 자체를 꾸리기 어려울 정도다. 에이스인 헨리 소사는 후반기 5경기에서 승리 없이 2패를 당했다. '이닝 이터'로 의욕이 넘쳐 6~7이닝은 소화하고 있지만, 구위와 제구력이 전반기만 못하다는 분석이다. 사실 소사는 지난달부터 엉덩이 부위에 근육 통증을 안고 마운드에 올랐다. 참을만했지만, 투구에 악영향을 준 건 틀림없다. 결국 아시안게임 브레이크를 앞두고 더 등판할 일이 없어 13일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2선발 타일러 윌슨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지 한참 됐다. 오른쪽 팔꿈치 회내근, 즉 팔 안쪽 근육에 미세한 파열이 생겨 지금은 치료를 받고 있다. 7월 30일 엔트리에서 빠진 윌슨은 아시안게임 브레이크 이후 돌아올 수 있을 전망이다. 윌슨은 후반기 첫 2경기에서 각각 퀄리티스타트를 올렸지만, 부상 직전 KT 위즈전에서는 5⅔이닝 동안 7실점했다.
LG는 선발진의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불펜에도 과부하가 걸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최근 21경기에서 LG 선발투수들은 단 1승도 올리지 못하고 12패를 당했다. 평균자책점은 7.89에 이르고, 퀄리티스타트는 4번에 불과하다.
투수들 관리 허술은 그렇다 치고, 마운드가 최악의 상태에 빠진 지 한 달이 다 돼 가는데도 획기적인 조치 하나 없고, 책임지는 사람도 없다. 아프거나 부진한 투수가 나오면 한 두 명씩 엔트리를 바꾸는 게 전부다. 투수들의 보직은 물론 코칭스태프 및 프런트의 관련 파트에도 바뀐 것은 없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