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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분'과 '실리', 두 마리 토끼를 확실히 잡는 한 수 였다.
8점차 리드에서 팀의 마무리 투수가 경기를 끝내러 나온 상황. 선뜻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이 정도 여유라면 필승조를 아끼기 위해 다른 투수를 투입할 수도 있다. 당시 불펜에서는 조덕길과 안우진이 1주일 내내 휴식을 취했고, 김동준도 이틀전인 10일에 한 번 나왔을 뿐이다. 힘이 넘치는 선수가 많았다. 그러나 장 감독은 오주원을 택했다. "단 한 번도 고민하지 않았다."고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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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장 감독은 "오주원도 화-수(7,8일) 연투 이후 3일간 쉬어서 몸상태가 좋았다. 가장 확실한 카드로 깔끔하게 경기를 끝내는 게 훨씬 낫겠다 싶었다. 그리고 이기면 팀 최다연승이지 않나. 그 기쁜 순간을 몸을 아끼지 않으면서 고생해 온 베테랑 투수에게 선물해주고 싶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확실한 승리'와 '베테랑에 대한 예우'라는 실리와 명분을 모두 잡기 위한 기용이었던 것이다. 단호하면서도 사려 깊은 장 감독의 팀 운용스타일도 9연승을 만드는 데 큰 힘이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