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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 엄상백이 후반기 팀을 이끄는 필승조로 거듭날 수 있을까.
하지만 그 전까지는 엄상백에 악몽의 시즌이었다. 올해 32경기에 출전했지만 평균자책점 6.57. 시즌 개막 전 마무리 김재윤 앞 가장 강한 필승조 역할이 기대됐고, 시즌 초 김재윤이 어깨가 좋지 않았을 때 임시 마무리로 던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게 독이 됐다. 예상치 못한 중책을 맡았는데, KIA 타이거즈와의 개막전 세이브 후 2연패를 당하며 스스로 위축되는 상황을 만들었다. 이게 긴 슬럼프로 이어졌다. 김 감독은 "자신의 공을 믿고 던져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되는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그렇게 1군과 2군을 왔다갔다하며 아까운 시간들을 보냈다.
그렇게 12일, 19일 2번의 2군행이 엄상백에겐 반전의 기회가 됐다. 7월7일 복귀 후 8경기에서는 8일 롯데 자이언츠전 ⅔이닝 4실점(3자책점) 경기를 제외하고 제 모습을 찾았다. 한화전에서는 최고 150km의 강속구로 상대 타자들을 압도했다. 사이드암 투수가 150km의 강속구를 뿌리면, 상대 타자들이 이를 대처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변화구 제구가 잘 안되자 자신있게 직구로 승부하는 장면이 보기 좋았다.
KT는 최근 불펜진 구성이 어려운 상황인데, 엄상백이 7~8회 필승조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아준다면 천군만마를얻는 것과 다름 없다. 불펜 전력을 떠나 KT 팀 전체 전력 상승으로 이어진다. 과연, 엄상백이 지금의 상승 페이스를 잘 이어갈 수 있을까.
대전=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