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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롯데 구승민 "궂은 일? 팀이 원한다면 언제든 OK"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8-07-12 09:00


◇롯데 구승민. 수원=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포항구장 곳곳에는 구승민(28·롯데 자이언츠)의 이름이 쓰여 있다.

지난 2015년 6월 3일 포항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이승엽의 통산 400호 홈런을 만들어 준 투수가 구승민이었다. 대기록을 쓴 타자와의 승부는 기억할 만한 장면이지만, 그 흔적이 썩 달갑진 않을 만하다.

11일 포항구장에서 만난 구승민의 표정에선 아쉬움이나 괴로움은 찾아볼 수 없었다. 시즌 내내 부침을 겪고 있는 팀의 위기에 힘을 보태기 위해 절치부심할 뿐이었다. 구승민은 땡볕 아래 훈련하는 동료들을 돕는데 열중했다.

구승민의 헌신은 훈련 뿐만이 아니었다. 롯데 마운드는 6월 들어 혼돈의 연속이다. 선발 투수 부진에 이어 필승조가 붕괴되면서 모든 투수들이 '비상 대기 체제'다. 구승민도 6월 한 달 동안 13차례나 마운드에 올랐다. 15⅔이닝을 던지면서 쓴 성적은 13안타 10볼넷 19탈삼진 5실점, 평균자책점 2.87. 평범한 성적처럼 보이지만 불펜이 난타당하는 승부를 거듭했던 롯데 입장에선 구승민의 활약마저 없었다면 중위권 유지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지난 한 달 동안 불펜에서 전천후로 활약 했다. 보직이 확실치 않은게 힘들진 않나.

팀내에 내 자리가 확실하게 정해져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경기 상황에 따라 부름을 받을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만족하고 있다. 힘들거나 아프지 않은 이상 기회를 받으면 상황에 관계없이 꾸준한 모습을 보이고 싶다는 생각 뿐이다.

-5월 초 어깨 통증으로 2군에 다녀왔는데, 현재 상태는.

다 나았다. 경련 증세가 좀 있었다. 처음 겪는 일이다보니 많이 놀랐던게 사실이다. 검사 결과 이상이 없었고 재정비를 통해 회복을 마쳤다.


-그동안 구속은 좋지만 기복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구속에 대해 스스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것 같다. 아무래도 숫자로 드러나는 수치이다보니 '더 빨리 던져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러다보니 부상도 찾아왔다. 하지만 구속보다 컨트롤에 좀 더 신경을 쓰고 날이 더워지면 구속도 올라올 것으로 생각하면서 준비를 했다.

-전역 후에도 한동안 부침이 있었다.

팀에 복귀한 뒤 (기회를 받았을 때)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을 가졌다.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생각도 크다보니 아무래도 좀 더 좋은 활약을 보여드리지 못한 것 같다.

-체력적으로 부담이 될 수도 있는데 스스로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나.

트레이너가 '투구를 마치면 많이 먹으라'는 이야기를 하더라. 송승준, 손승락, 고효준 선배를 비롯해 동료 선후배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아무래도 군 시절보다 경기수가 많고 기간이 길다보니 어려운 부분도 있다. 조언을 참고하면서 스스로 좋은 루틴을 만들어가는데 집중하고 있다.

-동료 투수 중 김원중과 자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보이던데.

프로 데뷔 시기도 비슷하고 아무래도 같은 투수다보니 그런 것 같다. 농담조로 '네가 선발로 잘 던지면 형이 잘 막아줄게'라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웃음). 서로 여러가지 도움을 주고 받고 있다.

-확실하게 자리를 잡고자 하는 욕심도 존재할텐데.

궂은 일도 아프지 않아야 할 수 있다(웃음). 나 스스로 체력-정신적으로 관리를 잘 해야 한다. 어떤 상황이든 신경쓰지 않고 마운드에 서는데 집중하고 있다.


포항=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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