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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한화 이글스가 널을 뛰는 선발진 때문에 울상이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최근 "선발이 워낙 들쭉날쭉이다 보니 마운드 계산이 쉽지 않다. 불펜하고는 완전 딴판"이라고 했다.
한화 불펜진은 역대급 페이스다. 구원 1위 정우람(4승25세이브, 1.38)을 필두로 장민재(4승1패1홀드, 1.23), 박상원(2승1패4세이브, 2.03), 이태양(2승6홀드, 2.72), 서 균(1승1패1세이브8홀드, 2.73), 송은범(4승3패1세이브6홀드, 2.87)까지 죄다 필승조다.
선발진은 2연속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찾아보기기 힘들다. 샘슨은 3연속 퀄리티 스타트를 두 차례 기록하는 등 매경기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탈삼진 1위(132개)의 존재감은 탁월한 위기관리능력에서 더욱 빛난다. 4월 이후에는 리그 정상급 투수로 발돋움했다. 휠러가 2연속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한 적이 있다. 나머지 선발은 2연속 퀄리티 스타트조차 없다. 잘 던진 뒤 망가지고, 기대를 내려놓으면 의외로 선전하는 패턴이 이어지고 있다.
휠러는 사실상 마음을 비우고 바라보는 처지가 됐다. 한 감독은 "휠러가 자신감도 많이 잃은 것 같다. 좀더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지만 아쉬운 피칭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쓸만한 대체선수를 구하지 못해 궁여지책으로 끌고 가지만 이달말까지 버틸 가능성은 지극히 낮아 보인다. 한화는 백방으로 에이스급으로 활약할 수 있는 대체자원을 알아보고 있다. 한 감독은 구단 입장을 감안, 최대한 말을 아끼고 있다. 구단 역시 사안의 중대성을 잘 알고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