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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침심한 선발진 한용덕 감독 "매일 줄타는 기분"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8-07-09 11:13


◇한화 이글스 김민우-김재영.

잘 나가는 한화 이글스가 널을 뛰는 선발진 때문에 울상이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최근 "선발이 워낙 들쭉날쭉이다 보니 마운드 계산이 쉽지 않다. 불펜하고는 완전 딴판"이라고 했다.

한화는 외국인 투수 키버스 샘슨(9승5패, 3.88)을 제외하고는 탄탄하게 버티는 선발 투수가 없다. 지난달 10일 1군에 재합류한 윤규진(2승3패, 4.79)이 그나마 안정적이다. 김재영(6승2패, 5.26)과 김민우(4승4패, 6.06)는 좋을 때와 나쁠 때 차이가 크다. 제이슨 휠러(2승9패, 5.31)는 외국인 투수로선 낙제점이다.

한화 마운드는 지난 10년 암흑기와 비교하면 상전벽해다. 올시즌 팀평균자책점은 4.51로 SK 와이번스(4.46)에 이어 전체 2위다. 다만 선발과 불펜은 희비가 엇갈린다. 선발 평균자책점은 5.13으로 5위다. 1위 SK(4.21)와 격차가 크다. 불펜 평균자책점은 3.62로 1위다. 2위 두산 베어스(4.81)를 1점 이상 따돌리고 있다.

한화 불펜진은 역대급 페이스다. 구원 1위 정우람(4승25세이브, 1.38)을 필두로 장민재(4승1패1홀드, 1.23), 박상원(2승1패4세이브, 2.03), 이태양(2승6홀드, 2.72), 서 균(1승1패1세이브8홀드, 2.73), 송은범(4승3패1세이브6홀드, 2.87)까지 죄다 필승조다.

선발진은 2연속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찾아보기기 힘들다. 샘슨은 3연속 퀄리티 스타트를 두 차례 기록하는 등 매경기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탈삼진 1위(132개)의 존재감은 탁월한 위기관리능력에서 더욱 빛난다. 4월 이후에는 리그 정상급 투수로 발돋움했다. 휠러가 2연속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한 적이 있다. 나머지 선발은 2연속 퀄리티 스타트조차 없다. 잘 던진 뒤 망가지고, 기대를 내려놓으면 의외로 선전하는 패턴이 이어지고 있다.

김재영은 지난 7일 SK전에서 6⅔이닝 1실점 호투를 펼쳤지만 불펜이 승을 날렸다. 김민우는 8일 SK전에서 5⅓이닝 2실점으로 시즌 4승째를 신고했다. 둘은 나란히 직전 등판에서는 5이닝 7실점, 4⅓이닝 8실점(6자책)으로 크게 흔들린 바 있다. 빠른 반등은 반길 일이지만 사령탑 입장에선 믿음직한 피칭을 바라는 게 당연하다. 한 감독은 "김민우와 김재영은 아직 밸런스가 완벽하진 않다. 경험을 쌓는 중이다. 성장통을 겪고 있다"고 했다.

휠러는 사실상 마음을 비우고 바라보는 처지가 됐다. 한 감독은 "휠러가 자신감도 많이 잃은 것 같다. 좀더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지만 아쉬운 피칭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쓸만한 대체선수를 구하지 못해 궁여지책으로 끌고 가지만 이달말까지 버틸 가능성은 지극히 낮아 보인다. 한화는 백방으로 에이스급으로 활약할 수 있는 대체자원을 알아보고 있다. 한 감독은 구단 입장을 감안, 최대한 말을 아끼고 있다. 구단 역시 사안의 중대성을 잘 알고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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