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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리포트] 1승이 이렇게 어려운 것이었던가, 감격의 피어밴드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8-07-04 21:39


4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KBO리그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렸다. kt 피어밴드와 삼성 백정현이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힘차게 투구하고 있는 피어밴드. 수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8.07.04/

누구는 밥먹듯이 자주 맛보는 승리의 달콤함, KT 위즈 라이언 피어밴드는 너무도 힘겹고 어려운 과정을 거치며 감격의 승리를 누릴 수 있었다.

피어밴드가 마침내 시즌 두 번째 승리를 따냈다. 피어밴드는 4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 6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으나 모처럼 만에 팀 타선의 도움을 받아 승리투수가 됐다. KT가 6대5 1점차 승리를 따내며 승리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간 피어밴드의 승리가 확정됐다.

피어밴드는 올해 모든 게 꼬이는 중이다. 지난해 신무기 너클볼을 앞세워 KT의 에이스가 됐고,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차지하며 재계약에 성공했다. 지난해 8승에 그쳤는데, 올해는 팀 타선 전력이 훨씬 좋아져 두자릿수 승수 달성도 충분히 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불운과 부상에 울어야 했다. 초반 승운이 너무 없었다. 개막 후 5경기에서 5~8이닝을 소화하며 3자책점 넘게 기록한 경기가 1경기도 없었는데, 성적은 1승2패였다. 그리고 4월7일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거둔 승리가 그렇게 오래 마지막 승리로 남을지 당시에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팔꿈치가 아파 5월 1달을 거의 통째로 날렸다. 피어밴드는 성격이 매우 예민한데, 국내 검진 결과를 믿지 못해 검진 자료를 미국에 보내 확인받는 과정에서 시간이 지체됐다. 또, 검진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선수 본인이 불편함을 느끼니 코칭스태프도 무작정 기용을 할 수 없었다.

그렇게 5월31일 삼성전에 컴백했지만, 이후 5경기 2패만 당했다. 지난달 23일 SK 와이번스전만 제외하고 나머지 4경기는 모두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며 제 역할을 다했다. 하지만 피어밴드가 나오기만 하면 타선 지원이 뚝 끊겼다. KT 김진욱 감독은 이런 피어밴드에 대해 "참 타선 지원이 안되고, 운도 따르지 않는다"며 안타까워했다.

비로 인해 등판 기회도 밀렸다. SK전 패전 이후 11일 만에 다시 선발로 던지게 됐다. 1일 NC 다이노스전 선발 예정이었으나, 비로 경기가 취소됐고 3일 삼성전도 비로 취소돼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을 수밖에 없었다. 김 감독은 "그래도 휴식을 오래 취해 체력을 세이브했다는 게 긍정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위안을 삼았다.

어찌됐든, 달콤한 승리의 맛으로 그동안의 아픔을 날리게 된 피어밴드다. 이날은 본인이 부진했다. 4회 김상수의 강습타구를 무리하게 잡으려다 왼손을 공에 강타당했고, 이후 갑자기 구위가 떨어지고 제구가 흔들리며 어려움을 겪었다. 4회에만 4실점했다. 6이닝 10안타 5실점으로 SK전에 이어 2경기 연속 5자책점을 기록했다. 그 전까지는 5자책점 경기가 없었다. 그러나 타자들이 모처럼 만에 초반 많은 점수를 뽑아줘 승리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올 수 있었다. 또, 주 권-이종혁-윤근영-김재윤 불펜진이 1점차 승리를 지켜줬다. 9회말 상대 발빠른 선두타자 박해민이 살아나갔을 때는 가슴이 철렁했겠지만, 박해민이 도루를 하다 아웃되는 걸 확인하는 순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을 것이다. 1점차 피말리는 승부, 천신만고 끝에 달콤한 시즌 2승째를 따낸 피어밴드가 오랜만에 동료들 덕에 웃을 수 있었다.


수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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