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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 외국인 투수 메릴 켈리는 올해로 벌써 4년째 KBO리그에서 활약 중이다. 2015년 SK에 입단한 뒤 올해까지 104경기를 소화했고, 통산 42승(29패)을 기록 중이다. 베테랑 외인선수라 할 수 있다. 팀내에서는 이런 켈리를 사실상 에이스로 대우한다. 김광현은 수술 여파로 집중 관리를 받아야 하고, 산체스는 선발 경험이 적기 때문이다. 그래서 켈리가 에이스다.
듣기에는 그럴 듯한 설명 같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다. 결국 세트 포지션 때문에 밸런스가 흐트러졌다는 뜻인데, 이런 현상은 신인투수 혹은 KBO리그에 처음 온 외인 투수들이나 겪는 문제다.
하지만 켈리는 신인 투수가 아니다. 또 KBO리그에서만 100경기 이상 소화하면서 팀내 에이스 취급을 받는 외국인 투수다. 와인드업 포지션과 세트 포지션을 수도 없이 오가며 경력을 쌓아왔다. 지금까지 켈리가 세트 포지션에서 갑자기 제구력을 유지하지 못하게 된 적은 없다. 아예 처음부터 컨디션이 나빠서 난타를 당한 적은 있어도 세트 포지션이 문제가 된 적은, 최소한 외부에 알려진 바로는 없다. 그래서 힐만 감독의 설명은 충분한 이유가 되지 못한다.
대구=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