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트윈스가 반화점을 돌았다. 표면적인 성적은 지난해보다 낫다.
분명 시즌 전 류 감독이 계획했던 전략에 비춰보면 불만족보다 만족감이 더 크다. 그러나 가야할 길이 아직 멀다. 이날 경기전 류중일 감독은 "오늘로써 딱 절반을 치렀는데 아직 많이 남았다고 해야할 지, 적게 남았다고 해야할 지 모르겠다"고 했다. 레이스가 만만치 않다는 이야기다. 사실 그렇게 순항만 했던 72경기는 아니었다. 연승과 연패가 유난히 잦았다. 4월 20일부터 28일까지 8연승을 달리더니 직후에는 5월 8일까지 8연패에 빠지기도 했다. 최근 3연승 이전에는 7연승과 4연패를 잇달아 겪었다.
지난해보다 나아진 점을 꼽자면 타선과 선발진이다. 이날 현재 팀타율은 3할로 10개 팀 가운데 1위다. 팀 평균자책점 역시 4.50으로 1위에 올라 있다. 투타서 각각 1위이면서도 순위가 1위가 아닌 것은 경기 내용의 기복기 크기 때문이지, 큰 의미는 없다. 그러나 LG는 선발진 평균자책점은 4.28로 SK에 이어 2위다.
헨리 소사와 타일러 윌슨의 원투 펀치는 '난공불락'으로 평가할 만하다. 합계 29경기에서 25번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차우찬이 들쭉날쭉하지만 그 정도면 '대안'없는 좌완 에이스다. 풀타임 2년차 임찬규도 소기의 목적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그렇다고 불안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다. 불펜진이 불안하다. 마무리 정찬헌이 뒷문을 지키고 있지만, 한두점 차에서는 긴장의 끈을 놓기 어렵다. 20번의 세이브 기회 가운데 4번을 실패했다. 셋업맨 김지용과 진해수도 심한 기복을 보였다. 진해수는 2군을 다녀오기도 했다. 체력 부담이 가중되는 후반 레이스에서는 더욱 치밀한 관리가 필요한 부분이 불펜이다. 라인업 변동폭이 가장 적은 LG는 거의 매일 출전하는 야수들의 체력 관리도 과제가 될 수 있다.
어느 팀이든 한 시즌을 치르면서 희망과 불안 요소를 함께 안고 레이스를 펼친다. 비슷한 상황과 전력이라면 위기에서 관리와 강약 조절을 얼마나 적절하게 가져가느냐에 따라 희비가 갈린다. 류 감독은 "두산은 사실상 이대로 계속 가는 것 아니겠는가. 우리는 늘 하던대로 하면 된다. 다만 부상 선수가 안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LG는 19일부터 청주에서 2위 한화와 원정 3연전을 갖는다. 일단 2위로 올라설 수 있는 기회는 잡은 셈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