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원우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지난 10일 사직 KIA 타이거즈전에서 타선 변화를 꾀했다.
타선 강화를 위해선 3루수 이대호 카드는 최적의 선택처럼 보인다. 그러나 롯데가 올 시즌 좀처럼 풀지 못하고 있는 3루수 고민이 여실히 드러난 장면이라는데 좀 더 무게가 쏠린다.
조 감독은 올 시즌 초반 '고졸 신인' 한동희를 3루수 자리에 세워 가능성을 테스트 했다. 한동희는 시즌 초반 활발한 타격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3루 수비 불안이 대두됐다. 수비 실책이 잦았다. 이렇게 되니 타석에서의 부담도 커졌다. 조 감독이 지난 5월 2일부터 27일까지 재정비 차원에서 한동희를 2군으로 내려보냈다. 하지만 현재까지 타격이나 수비 모두 평행선이다. 올 시즌 3루수 자리에 33차례 선발 출전한 한동희의 실책은 9개, 팀 전체로 따져보면 2루수 앤디 번즈(10개)에 이은 2위다.
조 감독은 이들 외에도 황진수, 오윤석, 정 훈(이상 2경기), 김동한(6경기)을 3루수 자리에 세웠다. 그러나 공-수 모두 만족스런 결과를 얻지 못했다. 이런 고민 속에 3루수 이대호 카드가 탄생할 수 있었다.
4번 타자 이대호의 타격 존재감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문제는 수비다. 이대호는 수비 센스가 뛰어난 편이나 무거운 몸 탓에 순간 동작이 느리다. 수비 범위도 좁은 편이라 1루수로 나설 때도 2루수의 1~2루 간 커버 부담이 높다는 우려가 나왔다. 3루에서도 이런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 상대 기습 번트 수비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이대호가 당장 '붙박이 3루수'로 기용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 뚜렷한 장단점 뿐만 아니라 꾸준한 타격 컨디션 유지를 위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기존대로 1루수 내지 지명 타자 기용이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타선 강화 효과만큼은 확실하다는 점에서 '승부처의 히든카드'가 될 가능성은 크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