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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꾸기도 어렵고, 안 바꿀 수도 없고. 말 그래도 '진퇴양난'에 빠져버렸다.
하지만 지금 넥센 구단으로서는 이 카드를 선뜻 꺼내기 힘들다. 일단 구단이 처해있는 상황이 좋지 않은 게 첫 번째 이유다. 시즌 초부터 이장석 전 대표이사의 유죄 판결과 메인스폰서인 넥센 타이어의 스폰서비 지급 중단 사태 등을 겪었다. 넥센 타이어와의 관계가 회복되는 가 했더니 최근에는 '뒷돈 트레이드' 파문이 터지면서 구단 운영의 문제점이 또 외부에 드러나고 말았다.
현재 KBO 특별조사위원회에서 넥센 구단을 중심으로 타 구단들까지 범위를 확대해 이에 대한 진상을 조사 중이다. 이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넥센 구단이 '뒷돈 트레이드'를 통해 챙긴 금액(131억5000만원) 중 일부는 회수될 수도 있다. 전액 회수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KBO가 이미 회수하겠다고 공언한 6억원(2017년 트레이드 때 발생한 미신고 금액)은 회수될 수 있다.
넥센 구단은 지난 겨울 로저스의 건강 회복과 구위에 대한 확신을 바탕으로 150만달러를 썼다. 당시에는 수술 경력이 있는 로저스에게 너무 거액을 투자하는 것 아닌가라는 비판도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로저스는 수술 이전에 버금갈 정도의 위력을 보여줬다. LG와의 경기 이전까지 5승(4패)에 평균자책점 3.59를 기록하며 팀의 주력 선발 역할을 해오고 있었다. 부상은 누구도 예상 못했던 변수다.
하지만 부상으로 넥센의 계획은 완전히 틀어지고 말았다. 여기서 딜레마가 발생한다. 가뜩이나 운영 자금사정이 좋지 않고, 외부 시선이 따가운데 150만달러를 포기하고 새 외국인 선수 영입을 추진하기가 부담스럽다. 그렇다고 로저스가 재활을 마칠 때까지 마냥 기다리기도 어렵다. 아예 구단 성적이 바닥권이라면 토종 투수들의 성장 기회로 삼고 마음 편하게 시즌을 치르겠지만, 현재 넥센은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려볼 만한 팀이라 전력 보강이 반드시 필요하다. 과연 지금 넥센 구단의 입장에서 '솔로몬의 선택'은 무엇일까.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