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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포커스] 홈런 군단 SK, 우승 위해선 화려함보다 내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8-06-07 10:06



화려함도 좋지만, 내실을 다져야 우승도 보인다.

SK 와이번스의 방망이가 뜨겁다. SK는 6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홈런 5방을 치며 7대2로 승리했다. 5일 삼성전에서도 홈런 4개를 치며 손쉽게 이겼다.

이틀동안 9개의 홈런을 몰아쳤다. 시즌 개막 후 58경기 만에 팀 100홈런 기록을 달성했다. 지난해 57경기 100홈런보다 1경기 느렸지만, 최단 기간 팀 100홈런 역대 3위(2003년 삼성 라이온즈와 공동) 기록을 세웠다.

4명의 강타자가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선보이고 있다. 최 정 22개, 제이미 로맥 20개, 김동엽 16개, 한동민 15개를 기록중이다. SK를 만나는 상대 투수들은 숨이 막힐 지경이다. 이 4명 외에 정의윤 이재원 나주환 등 언제든 담장을 넘길 수 있는 힘을 가진 타자들이 많다. 반면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은 짜릿하다. 시원시원한 홈런포에 가슴이 뻥 뚫린다.

많은 전문가들이 시즌 전 SK를 우승후보로 지목했다. 타자들의 힘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선발진도 안정적이기 때문. 김광현-앙헬 산체스-메릴 켈리 등 150km를 뿌리는 강속구 투수들이 즐비하다.

하지만 이런 화려함 뒤 내실을 다져야 SK의 우승 도전도 가능하다. SK 타선은 지난 이틀처럼 잘나갈 때는 거칠 게 없지만, 한 번 슬럼프에 빠지면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6월 들어 무섭게 홈런을 치고 있는 최 정, 김동엽이 5월 나란히 부진했었는데 주포들이 무너지자 팀 공격 밸런스가 전체적으로 망가지는 느낌이었다. 홈런 타자들은 한 시즌 내내 100%의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한다. 업-다운이 있다. 주축 타자가 잘 치면, 나머지 타자들도 심리적 안정을 얻고 편하게 스윙하는 연쇄 효과를 얻는다. 반대로, 주축 선수들이 슬럼프에 빠지면 나머지 타자들도 어깨에 힘이 들어가 제 스윙을 하지 못한다. 집단 슬럼프의 시작이다.

선수들을 욕할 게 아니라, 힘이 빠질 때는 돌파구를 마련할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하지만 SK 야구를 보면 선수들 컨디션이 좋을 때나, 좋지 않을 때나 큰 스윙에 의존하는 야구를 해왔다. 그나마 희망을 찾을 수 있었던 건, 트레이 힐만 감독이 5월 부진했던 최 정의 타순을 6번으로 내려주며 그를 다시 살려냈다는 것. 앞으로도 이렇게 유연한 전술이 필요해 보인다. 선수 컨디션 뿐 아니라 장타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1점을 짜내는 야구를 할 수 있어야 정규시즌 막판 승부처나 포스트시즌에서 이기는 경기를 할 수 있다.

실책도 SK 발목을 잡고 있는 가장 큰 적이다. 43개의 실책으로 50개의 롯데 자이언츠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개수도 문제지만, SK는 경기 승부처 클러치 실책이 속출한다. 잡을 수 있는 경기를 실책으로 상대에 내주면 그 1패 뿐 아니라 후유증이 이어지는 몇 경기에 이어진다. 올해 스프링캠프 최대 화두가 실책 줄이기였는데, 지금 모습이라면 크게 나아진 부분이 없다. 시즌 중 실책 문제를 조금이라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훈련, 또 훈련 뿐이다.


타선 뿐 아니다. SK는 시즌 내내 마무리를 확정짓지 못해 골치가 아프다. 박정배로 시작해 암묵적 집단 마무리 체제로 바꿨다가, 최근에는 신재웅을 마무리로 쓰고 있다. 하지만 신재웅 역시 확실한 믿음을 주지는 못하고 있다. 야구에서 타선은 믿지 말라는 얘기가 있다. 결국, 성적은 마운드의 힘에서 나온다는 뜻이다. 투수진이 받쳐주는 가운데, 타선까지 터지면 금상첨화다. 전반기 종료 전까지 불펜진 역할 분담을 확실하게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SK를 우승후보라고 하는 얘기가 시즌 전에 비해 현재는 많이 줄어들었다. 강하지만, 우승 전력까지는 아니라는 것이다. 공-수 모두 2% 아쉽다. 냉철한 평가에 기분 나빠할 게 아니라 겸허히 자신들의 처지를 봐야하는 SK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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