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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끝자락, 여름으로 향하는 롯데 자이언츠가 뜨거운 열기를 내뿜고 있다. 개막 7연패 뒤 꼴찌로 추락했던 지난 4월 초 때와는 180도 달라졌다.
'그 사건'이 전환점이 됐느냐는 물음에 속내를 털어놓기 시작했다. 이대호는 "그런 일이 있으면 나보다 가족들이 더 상처를 받는다"며 "가족들에게 더 미안해지게 된다. 솔직히 내 팬이라면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나를 더 구렁텅이로 모는 거 아닌가. 슬럼프라던지 정신적으로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자제를 해주셨으면 좋았을텐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또 "그 사건 뒤 아내가 너무 많이 울었다"며 "나는 롯데를 위해 복귀했다. 아내가 (사건 뒤) 울면서 많은 이야기를 하더라. 5년 동안 해외서 외국인 선수로 뛸 때는 그저 '야구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이었는데... 가족들이 정말 많이 힘들었다"고 아쉬워 했다. 그러면서 "그런 일이 반복된다면 나 뿐만 아니라 보고 계신 팬들도 화가 많이 나실 것"이라며 "나도 가정이 있고 자식이 있는 부모다. 만약 내 아이가 커서 (그런 장면을) 봤다면 얼마나 상처를 받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롯데는 4월 10일 넥센 히어로즈전 승리를 시작으로 반등에 성공, 어느덧 4위까지 올라섰다. 극도의 부진을 보였던 이대호도 타격감을 회복하면서 마음의 짐을 내려놓았다. 이대호는 "시즌 초반 너무 안좋았기에 선수들, 팬 모두 당황했을 것"이라며 "끝자락이 아니기에 꾸준히 분위기를 이어간다면 뒤집어질 것으로 봤는데 좋은 흐름을 이어가 기분이 좋다"고 했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