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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전 호투 `늦깎이 투수` 롯데 정성종 "선발 진입 목표"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8-05-18 17:58 | 최종수정 2018-05-18 21:41



17일 창원 마산구장.

롯데 자이언츠의 조원우 감독은 7-0으로 앞서던 8회말 2사 1루에서 대졸 신인 투수 정성종을 호출했다.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1군 마운드에 오른 정성종은 첫 타자 노진혁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으며 이닝을 깔끔하게 마쳤다. 9회말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이상호에게 우중간 2루타를 허용했으나 이원재를 삼진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강진성을 볼넷으로 출루시켰지만 재비어 스크럭스를 우익수 뜬공 처리하면서 이날 경기를 마무리했다. 홀드나 세이브 같은 기록이 나올 상황은 아니었지만, 정성종에겐 데뷔전 무실점 만으로도 가슴이 벅찰 만했다.

정성종은 롯데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3순위로 지명 받은 선수다. 광주일고 재학 시절까지 외야수였으나 인하대 입학 뒤 투수로 전업했다. 대학 시절 최고 구속 154㎞를 기록하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늦깎이 투수 임에도 빠르게 성장하면서 프로 입단의 영예를 누렸다. 개막 이후 2군에서 줄곧 활약하면서 실력을 키우는데 집중했다. NC전에서 마운드에 오르며 '프로 데뷔'의 꿈을 이뤘다.

조 감독은 "(정성종의 투구가) 좋았다. 어제 경기를 통해 좋은 경험을 했을 것"이라면서도 "2군에서 보고 받은 바로는 구위가 괜찮고 (직구는) 140㎞ 후반대로 던진다고 들었다. 직구는 괜찮았는데 변화구는 좀 더 다듬어야 할 것 같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데뷔전 이튿날 취재진 앞에 선 정성종은 "(1군에 올라온 뒤) 밥만 축내는 듯 해서 눈치가 보였다(웃음). 마운드를 바라볼 때마다 '올라가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그는 "(마운드에 오른 뒤) 처음엔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이 있었다. 하지만 생갭다 긴장은 덜 됐다. 그게 결과적으로 도움이 된 것 같다"고 NC전 호투 배경을 밝혔다. 또 "2군에선 직구가 가운데로 몰려도 파울이 되는 경우가 잦았는데, 1군에선 다 중심에 맞았다. 힘의 차이가 큰 것 같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부모님이 (나보다) 더 마음을 졸이신 것 같더라"고 웃은 뒤 "(경기를 마친 뒤) '잘했다, 축하했다'는 말을 해주셨다"고 미소를 지었다.

정성종은 "대학 시절 팀에 투수가 없다보니 (야수에서 투수로) 전업을 하게 됐다"며 "프로에 온 뒤에도 배운다는 생각이었다. 2군에서 확실하게 몸을 만들고 실력을 키우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는 "직구는 어느 정도 제구를 잡아가고 있다. 변화구를 좀 더 연마해야 한다"며 "커브, 슬라이더를 주로 던지고 있는데 최근엔 포크볼을 연습하고 있다"며 "윤길현 선배, 손승락 선배를 비롯해 모든 선배들이 세심하게 도와주고 있다"고 밝혔다.

프로에서 첫 걸음을 뗀 정성종, 1군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부단히 실력을 키우는 수밖에 없다. 정성종은 "좀 더 다듬고 배워야 한다. 변화구 연습도 많이 해야 한다"며 "목표는 선발 진입"이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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