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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키버스 샘슨(27)과 제이슨 휠러(28)가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다. 둘은 지금까지 걸어온 야구의 길을 통째로 바꾸는 모험을 단행중이다. 2주전부터 수시로 코칭스태프와의 미팅을 통해 문제점을 지적받고 고치는 중이다. 코리안 드림을 위해 고집을 버리고 귀를 열었다. 희망적인 신호가 오는 중이다.
샘슨은 6경기에서 1승3패 평균자책점 4.68을 기록중이다. 대단한 성적은 아니지만 확실한 상승세다. 최근 3경기 연속 6이닝 이상 1자책점 경기를 이어오고 있다. 휠러는 6경기에서 1승3패 5.97의 평균자책점이다. 퇴출을 걱정해야할 판이었는데 5경기만에 퀄리티 스타트로 반전 계기는 마련했다.
샘슨의 화려한 변신을 본 뒤 휠러도 확신을 갖고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샘슨은 투구 패턴을 완전히 바꿨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심리적인 안정을 찾았다. 피칭시 내딛는 왼발을 크로스보다는 좀더 오픈시키면서 편하게 던질 것을 얘기해줬다"고 말했다. 샘슨의 전담포수 지성준은 "한가운데 중심으로 그냥 던지라고 했다. '그래도 상대가 못 칠것'이라고 말해줬다"며 웃었다.
샘슨은 최고 154km 강속구에 120km대 커브, 130km대 체인지업과 포크볼, 140km대 슬라이더와 투심패스트볼을 구사한다.
달라진 샘슨을 보고 휠러도 자극받은 모습이다. 한화 관계자는 "휠러도 스스로 문제점을 물어오고 있다. 지적이 나오면 곧바로 수용한다. 직구 최고구속이 145km(직구 평균구속은 141km)인데 변화구가 죄다 130km대 중반이다. 스피드 차이가 거의 없어 고전했다. 구속 차이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26일 경기에서는 120km대 중후반의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선보였다.
최근 KIA 타선이 매우 침체 돼 있어 샘슨과 휠러의 호투를 상대적인 것으로 일축시킬 수도 있지만 둘다 볼넷이 없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그만큼 마운드에서 편안함을 느낀다는 의미다.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잘 뺏다보니 터무니없이 난타당하거나 볼카운트가 크게 몰리는 상황이 적었다.
한화 관계자는 "정말 다행인 것은 둘의 자세가 참 좋다는 점이다. 미국야구를 경험했지만 받아들이고 고치려는 자세가 돼 있다. 문제점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친구들도 많다. 그럴 때는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본인들이 실제 효과를 보고 있어 향후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