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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이미지 때문에 생긴 오해에요."
그런데 김태완에게는 최근 한 가지 고민이 있다. 바로 야구팬들로부터 '한화한테만 강한 한화킬러'라고 평가받고 있는 것. 따지고 보면 작년부터 생긴 고민이긴 하다. 2006년 프로 입단 때부터 군복무 기간까지 포함해 11년간 몸 담았던 친정팀과 옛 동료를 '적'으로 만나게 된 게 2017 시즌부터이기 때문.
김태완은 "친정팀이라고 딱히 각오를 강하게 하고 나간다거나 벼른다거나 하는 건 전혀 없다. 프로니까 그냥 내가 나가는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 뿐이다. 그런데 팬들은 내가 한화전에 나가서 안타를 치는 것이 흥미롭나보다. 나 역시 관심의 하나로 받아들이려고 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서 김태완은 아쉬운 점도 밝혔다. 그는 "하지만 '한화전에만 잘한다'거나 '한화전때만 써야한다'는 평가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특별히 그런 마음을 가진 적도 없고, 또 기록을 봐도 딱히 한화전에만 잘한 건 아니었다"고 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인식이 굳어지게 됐을까. 이는 김태완의 활용도 때문이다. 냉정히 말해 작년 김태완의 팀내 역할은 주로 지명타자 혹은 대타였다. 고정 포지션 플레이어가 아니어서 상대에 따라 맞춤 기용됐던 게 사실이다. 감독의 입장에서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런 선수들의 출전 타이밍을 정하게 된다. 넥센 장정석 감독은 "김태완을 특별히 한화전에 맞춰 내보내려고 한 적은 없다. 작년에 좌투수 상대타율(0.353)이 높아 거기에 맞춰 플래툰이나 대타로 내다보니까 한화전 누적 데이터가 많아진 것 뿐이다. 그러다 보니 올해 초반에도 공교롭게 한화전에 좀 더 많이 나가게 됐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결국은 오랫동안 한화 소속이었다는 점, 그리고 한화전 때 좀 더 많은 타석을 소화하다 보니 '대 한화전 전용병기' 혹은 '한화 킬러'라는 타이틀이 붙게 된 것이다. 김태완은 "어느 팀과 만나든 내 역할을 충실히 해서 팀 승리에 보탬이 되고 싶은 생각 뿐이다. 지금 팀이 좋은 페이스에 접어든 만큼 어느 상황에 나가게 되더라도 내 몫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화 시절에 좋은 추억도 많다. 혹시라도 한화전에 좀 더 친다고 해도 팬들이 오해 안하셨으면 좋겠다"며 멋쩍게 웃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