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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김태완, "'한화한테만 강하다'는 건 오해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8-04-24 10:18


넥센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의 2018 KBO 리그 개막전 경기가 2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넥센 김태완
고척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03.24/

"다 이미지 때문에 생긴 오해에요."

넥센 히어로즈는 현재 주장이 공석이다. 서건창이 맡았는데, 부상 때문에 1군에서 빠져 있다. 지난 3일자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으니 공석이 벌써 3주 째다 되어간다. 이처럼 주장이 자리를 오래 비우게 될 경우 임시주장을 뽑아 여러 업무를 대신하게 만든다. 선수들의 민원 접수부터 덕아웃 분위기 유지까지 여러가지 해야 할 일이 많기 때문이다. 현재 그 자리를 메우고 있는 히어로즈의 '임시 주장'은 김태완이다.

김태완이 히어로즈의 일원이 된 기간은 이제 겨우 2년이다. 2016년 9월에 전 소속팀 한화 이글스에서 방출된 뒤 '백수 신세'였던 김태완은 3개월 뒤 넥센 히어로즈에 입단하게 된다. 그렇게 보면 히어로즈 선수들과 한솥밥을 먹은 지 아직 만 2년이 채 안되는 셈이다. 그래도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신망은 상당히 두텁다. 팀에서 함께한 시간은 길지 않았어도 프로 연차가 적지 않은데다 리더십도 강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김태완이 임시 주장을 맡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김태완에게는 최근 한 가지 고민이 있다. 바로 야구팬들로부터 '한화한테만 강한 한화킬러'라고 평가받고 있는 것. 따지고 보면 작년부터 생긴 고민이긴 하다. 2006년 프로 입단 때부터 군복무 기간까지 포함해 11년간 몸 담았던 친정팀과 옛 동료를 '적'으로 만나게 된 게 2017 시즌부터이기 때문.

김태완은 "친정팀이라고 딱히 각오를 강하게 하고 나간다거나 벼른다거나 하는 건 전혀 없다. 프로니까 그냥 내가 나가는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 뿐이다. 그런데 팬들은 내가 한화전에 나가서 안타를 치는 것이 흥미롭나보다. 나 역시 관심의 하나로 받아들이려고 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서 김태완은 아쉬운 점도 밝혔다. 그는 "하지만 '한화전에만 잘한다'거나 '한화전때만 써야한다'는 평가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특별히 그런 마음을 가진 적도 없고, 또 기록을 봐도 딱히 한화전에만 잘한 건 아니었다"고 했다.

실제로 2017년 김태완은 46경기에 나와 3할1푼1리에 4홈런 7타점 14득점을 기록했는데, 이 중 한화전에 9경기 나와 타율 3할8푼5리(26타수 10안타) 1홈런 4타점을 기록했다. 확실히 잘 한건 맞다. 그러나 기록을 보면 오히려 두산전(3경기 3타수 3안타)이나 롯데전(8경기 18타수 7안타 1홈런 1타점) 때 타율이 더 높다. 올해도 한화전 타율은 3할5푼(20타수 7안타)이지만, KIA전은 5할(2타수 1안타 1타점) 롯데전은 4할(5타수 2안타 2타점)이나 된다. '김태완은 한화한테만 강하다'는 팩트와 어긋난 평가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인식이 굳어지게 됐을까. 이는 김태완의 활용도 때문이다. 냉정히 말해 작년 김태완의 팀내 역할은 주로 지명타자 혹은 대타였다. 고정 포지션 플레이어가 아니어서 상대에 따라 맞춤 기용됐던 게 사실이다. 감독의 입장에서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런 선수들의 출전 타이밍을 정하게 된다. 넥센 장정석 감독은 "김태완을 특별히 한화전에 맞춰 내보내려고 한 적은 없다. 작년에 좌투수 상대타율(0.353)이 높아 거기에 맞춰 플래툰이나 대타로 내다보니까 한화전 누적 데이터가 많아진 것 뿐이다. 그러다 보니 올해 초반에도 공교롭게 한화전에 좀 더 많이 나가게 됐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결국은 오랫동안 한화 소속이었다는 점, 그리고 한화전 때 좀 더 많은 타석을 소화하다 보니 '대 한화전 전용병기' 혹은 '한화 킬러'라는 타이틀이 붙게 된 것이다. 김태완은 "어느 팀과 만나든 내 역할을 충실히 해서 팀 승리에 보탬이 되고 싶은 생각 뿐이다. 지금 팀이 좋은 페이스에 접어든 만큼 어느 상황에 나가게 되더라도 내 몫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화 시절에 좋은 추억도 많다. 혹시라도 한화전에 좀 더 친다고 해도 팬들이 오해 안하셨으면 좋겠다"며 멋쩍게 웃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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