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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넥센vs2018넥센, 선발진 어디가 더 강할까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8-04-24 09:18


지난 15일을 기점으로 넥센 히어로즈는 강력한 선발 야구를 펼치고 있다. 5명의 선발진이 7경기에서 연속으로 퀄리티스타트(QS, 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이어갔다. 7번 중 4번은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의 'QS 플러스'의 기준을 넘겼다. 모든 감독들이 가장 이상적으로 여기는 모습이다. 이러한 선발의 안정화는 팀을 건강하고 강력하게 이끌어 줄 수 있는 호재다. 실제로 넥센은 선발진이 안정되자 불펜과 타선까지 함께 향상되는 효과를 누리며 3연패 뒤 4연승을 달성했다.


그런데 최근 넥센 선발진의 7경기 연속 QS기록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팀 창단 후 두 번째 나온 타이 기록이다. 때는 2013년, 공교롭게도 올해와 같은 4월이었다. 당시 김영민(개명 후 김세현, 현 KIA 타이거즈)과 브랜든 나이트(현 넥센 투수코치)-김병현(은퇴)-앤디 밴헤켄(현 미국 독립리그)-강윤구(현 NC 다이노스) 등 5명의 선발진이 7경기 연속 QS기록을 팀 사상 최초로 합작해냈다.

여기서 한 가지 엉뚱한 궁금증이 생긴다. 과연 2013년 넥센 선발 5인방과 2018년 넥센 5인 선발 중에서 어느 쪽이 더 안정된 조합이었을까. 물론 5년 전과 현재 선수들의 실력을 비교한다는 게 무리한 일이긴 하다. 하지만 진지함을 약간 덜어내고 추억을 소환하는 의미로 한 번쯤 비교해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 하다.

우선 같은 7연속 QS 기간에 남긴 성적을 살펴보자. 2018 넥센 선발진은 지난 15일 고척 두산전부터 소위 '영점'을 잡았다. 이날 한현희가 6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이어 17일부터 19일까지 고척돔에서 열린 NC다이노스와의 3연전. 에스밀 로저스가 7이닝 2실점, 최원태가 9이닝 1실점, 제이크 브리검이 8이닝 1실점했다. 브리검 등판 경기를 시작으로 연승행진이 시작됐다. 그리고 20~22일 대전 한화 3연전에 신재영(6이닝 1실점)-한현희(6⅔이닝 3실점)-로저스(9이닝 1실점)이 나와 스윕승을 달성했다. 7경기 동안 팀은 4승3패를 거뒀고, 선발진 평균자책점은 1.92(51⅔이닝 11자책점)이었다.


5년 전에는 4월3일 당시 홈이었던 목동구장에서 LG트윈스를 상대로 기록 행진이 시작됐다. 첫 테이프를 끊은 선발투수는 당시 5선발이던 김세현. 현재 KIA 타이거즈 마무리투수로 활약 중이지만, 당시에는 선발로 나서던 시절이다. 더불어 개명 전이라 유니폼에 새겨진 이름은 '김영민'이었다. 그는 시즌 첫 선발 출격에서 LG를 상대로 6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이어 대전으로 이동해 한화 이글스와 3연전을 치렀다. 순서상 1~3선발이 출격할 차례. 당시 1선발은 현재 히어로즈 투수코치인 브랜든 나이트였다. 2선발은 언더핸드 김병현, 3선발은 좌완 밴헤켄이다. 나이트가 첫 경기에서 7이닝 2실점으로 선발승을 따냈고, 6일 경기는 우천 순연 7일에는 김병현이 나와 7이닝 3실점으로 다시 선발승을 거뒀다.

주말 대전 원정 3연전 위닝시리즈 이후 월요일 휴식을 거친 팀은 다시 9일부터 인천에서 SK 와이번스와 3연전에 돌입했다. 여기서도 밴헤켄(7이닝 1실점)-김영민(6⅓이닝 1실점)-강윤구(6⅔이닝 2실점)가 연달아 QS를 기록했는데 이번에는 1승2패로 밀렸다. 11일 선발 강윤구만이 승리를 따냈다. QS 행진은 12일 목동에서 나이트가 삼성을 상대로 6이닝 무실점하며 끝났다. 나이트는 이번에는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7연속 QS 동안 팀은 5승2패, 선발진 평균 자책점은 2.15(46이닝 11자책점)를 기록했다.

어디까지나 7경기만 놓고 봤을 때는 올해 선발진의 안정감이나 이닝 소화력이 더 낫다고 볼 수 있다. 일단 토종 선발진을 놓고 보자. 당시 김병현은 현역 막바지였고, 김세현과 강윤구는 겨우 풀타임 선발 가능성을 타진해보던 시기였다. 반면 올해 히어로즈 토종 선발진 최원태-신재영-한현희는 상대적으로 젊고 건강하며 선발 경험도 풍부하다.


때문에 5년전 토종 선발진보다는 많은 승리를 남길 가능성이 크다. 5년전 토종선발진은 출발이 좋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페이스가 떨어지는 바람에 단 한 명도 10승 이상을 거두지 못했다. 김병현과 김세현이 5승, 강윤구가 6승으로 총 16승을 합작했다. 최원태-신재영-한현희는 확실히 5년전 라인업보다는 건강하고 노련하다. 이들이 만약 현재 페이스를 잘 유지한다면 과연 몇 승이나 합작해낼까. 적게 잡아도 5년전보다 5~10승 정도는 더 많이 예상해볼 수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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