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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팀들이 외국인 투수에 기대하는 첫 번째는 긴 이닝을 막아주는 것. 이른 바 이닝이터다. 이닝을 길게 끌고 가려면 필연적으로 잘 던져야 한다. 승리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수 있다. 투수의 평균자책점은 수 십년간 가장 효율적인 평가 잣대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팀으로선 이들이 등판하는 날에는 승리 가능성을 높이는 것 뿐만 아니라 불펜을 아껴 다음 경기에 대비할 수 있다.
올시즌은 역대급 타고투저를 예고하고 있다. 4월은 늘 투수들이 지치지 않아 그나마 마운드가 높았던 시기다. 지난해 갑작스런 스트라이크존 확대로 잠시 방망이가 주춤한 적이 있었다. 2017년 4월 한달간 리그 평균자책점은 4.38, 리그 평균타율은 2할7푼이었다. 하지만 시즌이 깊어질수록 방망이가 마운드를 압도했다. 2017년 시즌 평균자책점은 4.97로 치솟았고, 시즌 평균타율은 2할8푼6리를 찍었다. 그나마 2016년(시즌 평균자책점 5.17,시즌 평균타율 2할9푼)에 비하면 다소 완화된 것이다.
올해는 4월임에도 투수들이 힘겨워하고 있다. 시즌 개막이 1주일여 당겨지면서 23일 현재 시즌 평균자책점은 4.87, 시즌 평균타율은 2할7푼8리를 기록중이다. 시즌 시작부터 뚜렷한 타고투저 흐름이 관측되고 있다. 좋은 에이스급 외국인을 보유한 팀들이 미소짓는 이유다. 불펜으로 버티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