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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이 던진 탓일까. 두산 베어스 좌완 투수 유희관이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단순히 1패를 떠나서, 유희관이 제 페이스를 찾지 못하는 것이 걱정스럽다. 이날 경기 시작부터 비가 내렸고, 야수들의 실책이 연달아 나왔던 것도 악재지만 유희관이 최근 3경기 연속 5실점 이상 경기를 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
유희관은 올 시즌 등판한 5경기에서 모두 8피안타 이상을 허용했고, 최근 4경기 연속 피홈런을 내줬다. 무실점 경기도 없다. 두번째 등판인 지난 3일 LG 트윈스전에서 6⅔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살아났지만, 이후 3경기에서 1승2패 평균자책점 10.54로 부진한 것은 고민인 대목이다.
김태형 감독은 유희관의 최근 페이스를 두고 "누적된 피로 때문"이라 보고 있다. 유희관은 1군에서 자리를 잡은 2013시즌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다. 부상으로 로테이션을 이탈한 것도 거의 없다. 2014시즌 177⅓이닝에 이어 2015~2017시즌에는 3년 연속 180이닝을 돌파했다. 또 2014~2017시즌 4년 연속 30경기 등판(구원 2차례 포함)하며 선발진 한 축을 든든히 지켰다.
특히 유희관은 '이닝이터'형 투수다. 이닝에 대한 자부심과 책임감이 있다. 지난 시즌에도 유희관의 경기당 평균 소화 이닝(선발 기준)은 약 6⅔이닝이다. 최소 6이닝을 던져주는 투수라 벤치에서도 계산을 쉽게할 수 있다. 그게 유희관의 가장 큰 장점이다.
유희관 뿐만 아니라 올 시즌 초반 동반 부진했던 장원준도 상황은 비슷하다. 피로가 몇년에 걸쳐 누적돼있다. 때문에 김태형 감독도 시즌 초반 6선발 임시 투입까지 고려했었지만 없던 일이 됐고, 평소보다 열흘 가량 개막이 빨라지면서 이들도 빠르게 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팀 선발진에 여유가 있는 편은 아니기 때문에 마냥 쉴 수도 없는 것이 안타깝다.
부진이 계속되면 유희관 본인도, 팀도 난감해진다. 빨리 정상 페이스를 찾아야 두산의 추진력이 유지될 수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