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니퍼트는 니퍼트였다.
초반은 불안했다. 직구 구속이 140km 초반대에 그쳤다. 1회말 2번 김성욱에게 투런포를 허용했다. 구위도 구위지만 제구도 전반적으로 높았다.
구속은 1회 후반부터 조금씩 회복됐다. 하지만 전성기 시절 니퍼트의 공은 아니었다. 2회에도 선두 나성범에게 2루타를 허용했다. 상대가 주자를 3루로 보내는 희생번트 작전을 썼음에도 2회를 무실점으로 막은 니퍼트는 3회를 삼자범퇴로 넘기며 안정을 찾는 듯 했다.
4회를 홈런 외 무실점으로 막은 니퍼트는 5회가 마지막이라는 듯 전력으로 공을 뿌리며 김성욱-모창민-최준석을 모두 삼진 처리했다. 이 때 결정구로 사용한 슬라이더들은 경기 초반에 비해 확실히 각이 살아있었다.
KT 김진욱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니퍼트의 투구수, 이닝을 따로 정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런 가운데 니퍼트는 5이닝 동안 90개의 공을 던지며 홈런 3개 포함 6안타 1볼넷 5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좋은 내용이라고 할 수 없었지만 선발 대결을 펼친 왕웨이중이 5회까지 5실점하며 니퍼트가 행운의 승리 요건을 갖출 수 있었다. 여기에 팀 타선이 6회초 3점을 더 뽑아줬다. 구위가 정상이 아닌 가운데도, 피칭을 거듭할수록 NC 타자들을 요령껏 상대하는 모습이 니퍼트는 니퍼트였다.
창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