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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 루키 양창섭 첫 선발 등판, 김한수 감독의 의도는?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8-03-12 16:14


삼성 양창섭.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삼성 양창섭.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부산고 출신 우완 최지광은 지난해 3월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마운드에 오를 예정이었다. 김한수 감독은 kt 위즈와 시범경기 개막전에 최지광을 선발로 올려 가능성을 시험하고자 했다. 19세 고졸 신인의 첫 경기 선발 예고. 파격이었다. 최지광은 지난해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열린 일본 프로팀과 연습경기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니혼햄 파이터스와 첫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해 2회 2사까지 무실점 호투를 했고, 요미우리 자이언츠전에선 2이닝을 2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4경기에서 7이닝 11안타, 4볼넷, 8실점, 평균자책점 10.29. 기록은 썩 좋다고 보긴 어려워도, 씩씩하게 공을 뿌렸다.

김한수 감독은 "시원하게, 거침없이 공을 뿌린다. 경기를 끌어가는 능력이 있다"고 칭찬했다. 2017년 신인 2차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지명한 최지광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런데 최지광은 아쉽게도 경기 전날 훈련중에 타구에 왼쪽 어깨를 맞아 등판이 무산됐다. 최지광 대신 당시 고졸 2년차 최충연(2016년 1차 지명)이 선발 출전했다.

1년 전과 살짝 비슷한 그림이다.

13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리는 2018년 시범경기 첫 날 kt-삼성전. 김한수 감독은 덕수고를 졸업한 루키 양창섭(19)의 선발 등판을 알렸다. 지난해처럼 파격 카드고, 상대팀도 kt로 같다. 프로 첫 실전 선발 등판이다. 양창섭은 2018년 신인 2차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선수다.

오키나와에서 열린 연습경기에서 호투하면서 기회를 잡았다. 3경기에서 7이닝 5안타 1실점(비자책). 4~5선발 고민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단번에 선발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직구 평균 구속 140km 초중반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인 제구력을 선보였다. 고졸 신인답지 않게 대담하게 승부를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의미있는 고졸 루키의 시범경기 첫 선발 등판이다. 최근 2년 연속 9위에 그친 삼성은 성적을 내면서, 팀 리빌딩을 진행하고자 한다. 당면 목표는 하위권 탈출이지만, 젊은 자원을 키워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특히 전력의 핵인 투수진 육성, 새얼굴 발굴이 필요하다.
삼성 양창섭.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양창섭의 시범경기 첫 경기 선발 등판에 이런 의지가 담겨 있다. 김한수 감독은 취임 첫 해인 지난해부터 끊임없이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부여하며, 가능성을 모색했다.

시범경기에서 양창섭이 호투를 해 준다면, 시즌 1군 출발을 넘어 선발 로테이션 진입까지 가능하다. 최소한 불펜에서 시작해 선발 도약을 노려볼 수 있다. 그만큼 삼성 마운드엔 불안 요소가 많고 안정성이 떨어진다. 에이스 윤성환과 외국인 투수 팀 아델만, 리살베르토 보니야까지 1~3선발만 확정적이고, 나머지는 불확실하다.

지난해 삼성은 팀 평균자책점 꼴찌를 했다. 마운드 안정없는 팀 재건은 불가능에 가깝다. 양창섭이 계속해서 존재감을 보여준다면, 삼성은 현재와 미래를 양쪽 손에 모두 쥐게 된다. 라이온즈가 그리는 최상의 그림이다.


지난 해 최지광은 2군에서 시즌을 시작해 1군 11경기(선발 6게임)에서 2패-평균자책점 16.48을 기록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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