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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크엔트스토리]LG 윌슨, 트윈스와 운명일 수밖에 없는 사연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8-03-08 10:16


LG 트윈스 새 외국인 투수 타일러 윌슨은 불펜피칭을 마치면 항상 공을 받아준 포수와 포옹을 하며 고마움을 표시한다. 사진제공=LG 트윈스

LG 트윈스는 새 외국인 투수 타일러 윌슨(29)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헨리 소사, 차우찬과 함께 확고부동한 1~3선발을 맡아주기를 바라고 있다. 현재 일본 오키나와에서 막바지 전지훈련을 실시하고 있는 윌슨은 벌써 140㎞대 후반의 직구를 뿌리며 시즌 개막에 맞춰 컨디션을 순조롭게 끌어올리고 있다.

윌슨은 지난 7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연습경기에 선발등판해 3이닝 동안 삼진 5개를 잡고 2안타 무실점의 호투를 펼쳤다. 류중일 감독은 "선발 윌슨이 좋은 투구 모습을 보여줬다"고 했다. 윌슨도 "전체적으로 몸 상태가 좋았다. 여러 구종을 테스트했고 스트라이크도 많이 던질 수 있어 만족한다"며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지난달 27일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2이닝 6안타 5실점했던 윌슨은 이날 42개의 공을 던지며 구종별로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직구 스피드가 최고 148㎞까지 나왔고, 커터와 투심,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 변화구도 고루 점검했다. 윌슨은 오는 13일 시작되는 시범경기서 두 차례 등판을 한 뒤 정규시즌을 맞을 계획이다. 류 감독은 소사, 윌슨, 차우찬 중 한 명을 개막전 선발로 내세울 예정이다.

윌슨은 팀워크 측면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잘 생긴 얼굴에 붙임성있는 성격 덕분에 동료들과 금세 친한 사이가 됐다. 불펜피칭을 마치면 공을 받아준 포수와 항상 포옹을 하며 친밀감을 드러낸다. 또한 볼티모어 오리올스 시절 김현수와 친하게 지내 지금은 한국 음식도 즐겨먹는 수준이 됐다.

헌데 이런 윌슨이 LG와 입단 계약을 할 때 있었던 재미있는 사연이 뒤늦게 알려져 전훈 캠프서 화제가 되고 있다. LG 가족이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는 것이다. LG는 지난 1월 5일 "윌슨과 80만달러에 입단 계약을 했다"고 발표했다. 윌슨과는 지난해 12월부터 접촉을 했던 터였다.

그런데 LG와 계약하고 나서 윌슨에게 좋은 일이 생겼다고 한다. 아내 첼시 윌슨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게다가 한 명이 아니라 쌍둥이를 임신했다고 산부인과에서 알려주더란다. 윌슨으로서는 첫 아이인데다 새롭게 뛰게 될 팀 이름 그대로를 가족으로 얻게 됐으니 기쁨 두 배였다. LG에서도 "우리와 계약을 하니 하늘에서 쌍둥이를 점지해주신 것 아니냐"며 좋은 징조로 받아들이고 있다.

윌슨 부부는 2014년 결혼했다. 결혼 초기 계획을 미루다 이번에 쌍둥이를 갖게 된 것이다. 둘은 미국 동부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 있는 버지니아 대학(University of Virginia)에서 '캠퍼스 커플'로 만났다고 한다. 당시 윌슨은 야구선수였고, 아내 첼시 역시 농구선수로 학교를 대표하고 있었다. 운동을 하는 같은 상황이다 보니 교내에서 자주 보게 되고 연인으로 발전하게 됐다. 버지니아 대학 농구팀은 캐벌리어스(Cavaliers)로 불리는데, 아내는 팀을 대표하는 간판 선수였다고 한다. 아내는 은퇴 후 지역 방송국 리포터로 활동하고 있다.

윌슨이 빠른 적응력을 보이며 LG에 녹아들 수 있었던 게 우연은 아닌 듯하다. 올 가을 출산 예정인 아내 윌슨은 정규시즌이 개막되면 한국을 찾아 남편을 응원할 계획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윌슨은 대학 시절 '캠퍼스 커플'로 만난 아내 첼시가 LG와 계약할 즈음 쌍둥이를 임신해 특별한 동기부여가 된다고 한다. 사진제공=LG 트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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