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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코치 급감, 어떻게 봐야하나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8-02-19 14:55 | 최종수정 2018-02-19 23:06


호주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를 지도하고 있는 고토 두산 타격 코치.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오키나아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를 지도중인 쇼다 코치.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오치아이 삼성 투수코치.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한국 프로야구는 1982년 출범 때부터 일본야구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일본 프로야구 최다안타 기록 보유자인 장 훈씨가 출범을 전후해 도움을 줬고, 많은 재일교포 지도자와 선수들이 리그가 안정적으로 자리잡는 데 기여했다. 초창기엔 주로 일본야구를 통해 선진야구를 접하고 수용해 발전의 토대로 삼았다. 몇몇 구단은 일본 팀과 업무 제휴 관계를 맺고, 코치 연수를 보내고 있다. 또 매년 7~8개팀이 일본 오키나와, 규슈에서 전지훈련을 한다. 스프링캠프 기간에 일본 팀과 연습경기를 하는데, 다양한 방식으로 교류하면서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한국 프로야구가 성장해 한일간 실력차가 좁혀지고, 메이저리그로 눈높이가 올라가면서, 일본야구에 대한 관심이 줄었다. 한때 10명이 넘었던 국내 구단의 일본인 코치수도 급감했다.

2월 19일 현재 KBO(한국야구위원회) 등록 코치는 총 234명. 팀별로 20~25명이 소속돼 있다. 이 중 4개 구단, 6명이 일본인 코치다. KIA 타이거즈의 쇼다 고조 타격 코치와 나카무라 다케시 2군 배터리 코치, 삼성 라이온즈의 오치아이 에이지 투수 코치와 사라사카 히사시 트레이닝 코치가 선수를 지도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가 올해 고토 고지 타격 코치를 영입했고, 한화 이글스는 후지오 요시후미 트레이닝 코치를 데려왔다.

최근 5년간 일본인 코치 현황을 보자. 2014년 9명, 2015년 14명이었다가, 2016년 7명으로 줄었고, 지난해는 6명이었다. 새얼굴도 드물어졌다. 올해 일본인 코치 6명 중 5명이 KBO리그 유경험자다. 나카무라 코치는 김기태 KIA 감독이 부임한 2015년부터 4년째 인연을 이어간다. 쇼다 코치는 한화를 거쳐 지난해 KIA로 옮겼다. 사라사카 코치는 지난해 삼성과 인연을 시작했다. 또 오치아이 코치는 2010년부터 3년간 삼성의 일원이었고, 한용덕 한화 감독은 두산 베어스에서 함께 했던 후지오 코치를 불러들였다.

코치수는 줄었지만, 능력을 인정받은 지도자는 계속 남은 셈이다.


고토 두산 타격코치.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일본인 코치와 인연이 깊은 팀은 두산과 한화, KIA, 삼성이다. 감독이 1군 코칭스태프 구성을 주도하는 사례가 많다보니, 지도자의 스타일과 인적 네트워크가 작용한다. 한화는 2015년 5명, 2016년 4명의 일본인 코치를 썼다. 재일교포인 김성근 감독의 성향이 반영된 결과다. 하지만 메인투수 코치가 김 감독 지도 스타일에 반발해 팀을 이탈하는 등 문제점을 노출했다.

일본야구에 밝은 김기태 감독은 KIA 지휘봉을 잡은 후 4년째 일본인 코치와 함께 한다. 일본인 타격 코치, 배터리 코치를 두고 지난해 우승했으니 성공적이라고 봐야할 것 같다. 한신 타이거즈에서 코치 연수를 한 김 감독은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정식 코치까지 지낸 지일파다.

두산은 구단이 코치진 구성에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어에 능통한 일본통인 김태룡 단장이 필요한 포지션의 지도자를 일본쪽 인맥을 활용해 영입한다. 물론, 기대했던 대로 매번 좋은 결과로 이어지진 않았다. 이토 스토무 전 세이부 라이온즈 감독을 수석코치로 모셔왔는데 불협화음을 냈고, 일본 국적인 재일교포 송일수(이시야마 가즈히데)에게 지휘봉을 맡겼지만, 역량 부족을 드러냈다.


일본인 코치의 장점은 세밀하고 꼼꼼한 지도력. 개인별 역량차가 있겠으나, 대체로 국내 코치가 보지 못하는 부분을 체크해 도움이 된다는 평가다. 다만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고, 비용적인 부담이 있다. 일본인 코치의 연봉은 국내 코치보다 1000만~1200만엔 정도이고, 숙소를 제공하며, 통역이 필요하다. 공부하는 국내 지도자가 많아지고 수준이 높아져, 일본 쪽을 바라볼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외국인 코치는 아무래도 활용폭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필요한 부분의 능력만 뽑아쓴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했다.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최근 5년간 일본인 코치를 두지 않은 팀도 있다.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다. 2013년 1군 리그에 합류한 NC는 그동안 일본인 코치가 없었다. 김경문 NC 감독이 두산 시절에도 국내 코치만 쓴 걸 보면, 필요성이 있다고 보지않는 듯 하다. 김 감독은 미국에서 야구연수를 했고, 일본보다 메이저리그에 관심이 높다. NC 1군 선수단은 창단 때부터 줄곧 미국에서만 전지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그렇다고 일본야구와 무관한 건 아니다. 재일교포인 최일언 코치가 투수 파트를 책임지고 있다.

다카하시 미치타케 2군 투수 코치가 2011년 팀을 떠난 후 LG에는 일본인 코치가 없었다. 구단 관계자는 "감독이 구단과 상의해 1군 코칭스태프를 짜는 데, 최근 몇 년 간 일본인 코치 얘기가 없었다"고 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최근 5년간 일본인 코치 현황

2018년=KIA=쇼다 고조(타격), 나카무라 다케시(배터리)

-=두산=고토 고지(타격)

-=한화=후지오 요시후미(트레이닝)

-=삼성=오치아이 에이지(투수), 사라사카 히사시(트레이닝)

2017년=KIA=쇼다 고조(타격), 나카무라 다케시(배터리)

-=두산=후지오 요시후미(트레이닝)

-=한화=다카시마 데루시(타격)

-=삼성=세리자와 유지(배터리), 시라사카 하사시(트레이닝)

2016=KIA=나카무라 다케시(배터리)

-=두산=후지오 요시후미(2군 트레이닝)

-=한화=오키 야스시(배터리), 고바야시 세이지(투수), 바바 도시후미(작전-주루), 쇼다 고조(타격)

-=SK=후쿠하라 미네오(수비)

2015=KIA=나카무라 다케시(배터리)

-=한화=쇼다 고조(타격), 니시모토 다카시(투수), 후루쿠보 겐지(배터리), 아베 오사무(2군 타격), 다테이시 미쓰오(2군 수비)

-=삼성=가도쿠라 겐(불펜)

-=넥센=미야모토 요시노부(육성 투수)

-=SK=하세베 유타카(배터리), 세이케 마사카즈(2군 감독)

-=롯데=모토니시 아쓰히로(2군 타격)

-=kt=이시미네 가즈히코(타격), 오키 야스시(2군 배터리), 고야마 진(트레이닝)

2014=KIA=하나마스 고지(체력), 하세베 유타카(배터리)

-=두산=고다 이사오(불펜), 츠즈키 도시유키(트레이닝)

-=삼성=세리자와 유지(배터리), 가도쿠라 겐(2군 투수)

-=롯데=모토니시 아쓰히로(작전-주루)

-=SK=세이케 마사카즈(수비)

-=kt=오키 야스시(배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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