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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가 시카고 컵스 유니폼을 공식 착용했다.
다르빗슈는 지난해 다저스에서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상대로 생애 첫 월드시리즈에 등판했지만, 2경기에서 극도의 부진을 보여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는 못했다. 그러나 앞서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는 컵스를 상대로 3차전에서 호투를 펼치며 승리투수가 됐다.
엡스타인은 "애스트로스는 우승을 할 만한 팀이었다. 우리는 2경기만 놓고 봐도 최선의 경기를 했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다르빗슈는 빅리그에 온 지 6년이 됐다. 수준급 투수임을 입증했고, 로테이션을 이끌 수 있는 선수다. 우승할 수 있는가와 없는가와 상관없이 다르빗슈는 우승 의지가 확고하고 우승에만 집중하고 있다. 우리 역시 다르빗슈와 같은 마음"이라고 했다.
엡스타인은 지난해 윈터미팅 직후 다르빗슈와 만난 사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당시 댈러스에 머물던 다르빗슈와 만나기 위해 구단 수뇌부가 총출동했다. 흥미로운 것은 다르빗슈가 통역 없이 컵스와 만나 얘기를 나눴다는 점이다. 엡스타인은 "다르빗슈는 살아온 인생 얘기를 많이 했다. 앞으로 목표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도 얘기했다. 투수로서 가지고 있는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에 관해서도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다르빗슈는 "통역을 쓰지 않은 것은 내 스스로 한번 도전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라면서 "그때는 그게 기회라고 생각했다. 엡스타인 사장을 무시한 게 아니라 내 영어 실력을 향상시키고 싶었다. 생갭다 잘 됐다"며 당시를 돌아봤다.
다르빗슈는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통역을 통해 자신의 뜻을 전달했다. 그는 컵스를 선택한 배경에 대해 "(협상을 벌인)모든 팀들이 잘해줬고 좋았지만, 컵스가 최고로 마음에 들었다. 만나는 과정에서 진심을 보여 컵스와 마치 사랑에 빠진 듯한 느낌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계약이 늦어진 부분에 대해서는 "일부러 늦게 하려고 한 건 아니다. 스프랭캠프 개막 이전에는 팀을 결정하고 싶었다. 더 늦게 하면 새 팀 동료들의 훈련에 방해가 될 것이란 생각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조 매든 컵스 감독은 일본어로 '두려움 없이 하라'는 글귀가 새겨진 T셔츠를 입고 캠프에 나타났다. 다르빗슈는 "감독님은 꽤 유쾌하신 분이다. 재밌는 옷을 입고 동물도 클럽하우스에 데려온다고 들었다. 다른 면들도 보인다. 그렇게 크고 대담하고 화끈한 사람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