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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에서 FA는 '대박' 이미지와 맞닿아 있다. 9년(대졸은 8년)을 1군에서 활약해야 자격이 주어지는 특별한 권리. 하지만 최근 들어 FA시장은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지난 시즌은 더욱 그랬다. 김현수(LG 트윈스, 4년 115억원), 손아섭(롯데 자이언츠, 4년 98억원) 등 초고액 FA가 있는가 하면 갈 곳이 없어 미아 위기에 처한 선수도 있다.
한화 이글스 외야수 이용규는 지난해 11월 FA공시가 된 뒤 곧바로 FA를 1년 뒤로 미뤘다. 부상으로 2017년 성적이 나빴고, 팀도 10년 연속 가을야구에 실패했다. 본인 스스로 수긍할 수 있는 성적이 아니었기에 1년 뒤 떳떳하게 권리행사를 하겠다고 했다.
주변 상황도 녹록치 않았다. 한용덕 감독을 새로 영입한 한화는 야심차게 팀리빌딩, 내부육성, 신인발굴을 기치로 내걸었다. 2년 연속 외부FA 영입을 차단하기도 했다. 내부FA를 대하는 한화 구단의 표정도 차가웠다. 이용규는 FA 마지막해 연봉 9억원에서 5억원이나 깎인 4억원에 계약을 했다. 두달여가 흐른 지금 이용규의 선택은 현명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최준석은 지난 11일 '사인 앤드 무상 트레이드'로 롯데에서 NC 다이노스로 갔다. 롯데는 보상금도 보상선수도 포기했다. 최준석은 FA 마지막해 연봉으로 4억원을 받았는데 5500만원으로 연봉이 급전직하됐다. 상징적인 의미에서 베테랑에게 보통 연봉 1억원을 안겨주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최준석의 몸값은 크게 못 미쳤다.
FA 대박과 쪽박은 사실 경계선이 모호하다. 몸값이 실력에 정비례하진 않는다. 시장 상황에 따라 다르고, 원소속팀의 비전과 전력 구도 역시 잘 살펴야 한다. 선수들도 이제 막연한 기대보다는 철저하게 비즈니스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여곡절을 겪은 올시즌 FA시장도 이우민을 제외하고는 모두 정리가 됐다. 역대 FA미아는 4명이었다. 2011년 최영필 이도형, 2007년 노장진 차명주. 이중 최영필은 일본독립리그를 거쳐 SK 와이번스, KIA 타이거즈에서 6년을 더 뛰었고 나머지 3명은 강제은퇴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