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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격돌했던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상반된 행보가 눈길을 끈다. KIA는 외국인 선수 3명 전원과 일찌감치 재계약을 했다. 팀의 통합우승에 큰 힘을 보탠 셋을 붙든 것은 당연했다. 반대로 두산은 전부 물갈이 했다. 올시즌에도 KIA와 두산은 '2강'으로 꼽힌다. 결국은 외국인 성적이 양팀의 가을 분위기를 결정지을 것이다.
두산은 지난해 정상 등극에 반 발이 모자랐다. 내부적으로는 외국인 쪽에서 누수가 생겼다는 판단이었다. 지난해 210만달러로 외국인 최고연봉을 받았던 더스틴 니퍼트와는 7년 인연을 끝냈다. 니퍼트는 만 37세로 접어들면서 구위가 조금씩 떨어졌다. 큰 폭의 연봉삭감을 예고했는데 때마침 조쉬 린드블럼이 시장에 나왔다. 두산은 1선발로 린드블럼(145만달러)을 선택했다. 여기에 세스 후랭코프(85만달러)를 새롭게 영입했다. 2016년 18승을 거두며 깜짝활약한 마이클 보우덴처럼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외국인 타자 역시 닉 에반스 대신 지미 파레디스(80만달러)를 잡았다. 강력한 두산 방망이를 감안할 때 에반스의 성적(타율 0.296, 27홈런 90타점, OPS 0.862)은 아쉬움이 남았다.
두산은 지난해 외국인 선수 때문에 당황했다. 니퍼트는 2016년 22승에서 지난해 14승, 보우덴은 18승에서 3승에 그쳤다. 함덕주 등의 성장이 있었지만 보우덴의 장기간 부상공백은 전반기 내내 짐이 됐다.
흔히 외국인 선수는 '복권'이라고 한다. 긁기전엔 모른다, 뚜껑을 열어보기 전에는 모른다는 뜻이다. KBO리그 적응은 타리그 성적과 정비례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선수의 활약은 구단 역량의 첫번째 잣대다. 스카우트 파트의 안목, 구단의 협상 능력, 코칭스태프의 적절한 기용, 프런트의 서포트 등 외국인 선수를 보고 데려오고 적응시키는 과정이 만만찮다. 올시즌에도 KIA와 두산의 힘겨루기는 외인 농사에서 판가름난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