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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혹의 주장' 박용택, 도대체 몇살까지 하려는걸까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8-01-08 09:05


LG 트윈스 주장으로 선임된 박용택이 선수단 시무식에서 올시즌 각오를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LG 트윈스

LG 트윈스 박용택은 올시즌이 끝나면 생애 세 번째 FA 자격을 취득한다. 박용택은 류중일 신임감독으로부터 주장으로 선임됐을 뿐만 아니라 중심타선에 포진될 후보라 부상만 없다면 한 시즌 조건을 무난하게 채울 것으로 보인다.

박용택이 처음으로 FA 자격을 얻은 건 2010년 시즌을 마치면서다. 2002년 고려대를 졸업하고 LG에 입단한 박용택은 9시즌을 소화한 2010년말 '3+1년'간 최대 34억원에 계약했다. 해마다 3억원의 옵션이 포함된 금액이었다. 당시 나이는 이제 막 31세를 지난 때였다. 첫 FA 계약기간 4년은 전성기의 시작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4년 연속 타율 3할을 쳤을 뿐만 아니라, 한 해 30개의 도루를 한 적(2012년)도 있다. 2014년 시즌이 끝나고 두 번째 FA가 됐다. 재계약 조건은 4년간 보장액 50억원. 두 번째 계약 조건이 첫 번째보다 후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당시 그의 나의 36세를 앞둔 시점이었다.

헌데 박용택은 이후 3년간 더욱 업그레이드된 타격 실력을 보여줬다. 흔히 비아냥거릴 때 하는 "나이를 거꾸로 먹냐"는 말이 감탄의 뜻으로 쏟아져 나왔다. 최근 3년간 시즌 평균 성적을 보면 타율 3할3푼9리(1505타수 510안타), 14.3홈런, 87.7타점이다. 같은 기간 박용택보다 타율이 좋은 선수는 한화 이글스 김태균(0.343) 뿐이고, 안타수는 NC 다이노스 나성범(534개)과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520개)에 이어 3위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타율 3할4푼4리, 14홈런, 90타점을 때렸다. 30대 후반에 실력이 절정에 이른 셈이다.

올해 우리 나이로 마흔이 된 박용택은 원대한 꿈을 지니고 있다. 농담처럼 들리지만 "쉰살까지 하고 싶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앞으로 10년 더 선수로 뛰겠다는 것인데, 나이가 무슨 상관인가. 실력만 된다면 잡지 말라고 해도 잡는 게 구단이다.

박용택은 지난 5일 열린 선수단 시무식에서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세 번째 FA를 앞둔 마지막 시즌이다. 그는 "FA하면 (기본적으로)4년 하는거 아닌가. 그게 깔끔하지 않나. 그래야 (규정상)또 재취득을 할 수 있으니까"라고 말했다. 자신감이 넘쳤다. 이어 그는 류중일 감독이 이날 강조한 '꿈'을 언급하며 "감독님이 뭐라 그랬나. 꿈은 이뤄진다. 사실 2000안타는 나에게 꿈같은 것이었는데, (4년 계약 역시)이뤄질 것"이라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박용택이 2000안타를 친 것은 2016년 8월 16일 NC전에서였다. 이후 225안타를 추가해 현재 개인통산 2225안타로 이 부문 역대 2위에 랭크돼 있다. 93안타를 보태면 양준혁이 가지고 있는 2318안타와 같아진다. 올시즌 박용택이 1위로 올라설 공산이 크다. 오래 야구를 하고 싶은 박용택의 꿈은 그래서 3000안타까지 연결된다. 앞으로 775안타를 추가해야 한다. 최근 FA 기간 7년 동안 친 시즌 평균 157안타를 대입하면 만 43세인 2022년까지 뛰면 그 꿈도 이뤄질 수 있다.

개인적인 포부기 이렇다는 것이고 박용택의 또다른 꿈이 있다. 올해가 프로 데뷔 17번째 시즌인 박용택은 우승을 맛본 적이 없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꼭 하고 은퇴하고 싶어한다. 박용택은 "감독님이 큰 일 한 번 해보자고 했는데, LG가 우승하는 거라면 정말 큰일 아닌가. (LG가 마지막으로 우승한)1994년 이후로 20년이 훨씬 넘게 흘렀으니 큰일"이라며 포부를 밝힌 뒤 "류 감독님과 많은 시간을 아직 안했지만, 확실히 자신감이 많이 넘치신다. 그냥 자신감과는 다른 뭔가 할 것 같은 포스가 있으시더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나이 마흔에 오히려 꿈이 더 단단해진 박용택의 새 시즌은 또 어떻게 펼쳐질까.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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